지난 20일 태국 방콕의 관광명소인 태국 왕궁.

발 디딜틈 없이 사람들이 꽉들어찬 것은 작년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소위 "깃발부대"가 사라진 것.

대신 노란머리의 서양인들이 늘어났다.

아시아 금융위기로 한국 일본 등의 여행객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태국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였던 빠뽕거리.

술집마다 나붙어 있던 한글 안내문은 어느새 자취를 감췄다.

기웃거리는 사람들도 대부분 유럽과 미국사람들이다.

지난 5월까지 태국을 찾은 아시아인은 29%나 줄었다.

대신 미국과 영국 등에서 온 사람이 2.5% 늘어났다.

태국 정부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한국과 일본 사람들은 돈을 펑펑쓰는 "큰 손"이다.

반면 서양 관광객은 상대적으로 씀씀이가 짜다.

태국 관광산업으로서는 일대 위기인 셈이다.

그러나 태국 정부의 대응은 적극적이다.

올해 관광수입액 목표를 1백억달러로 잡았다.

지난 96년에는 86억달러를 관광에서 벌었다.

절반으로 떨어진 환율을 감안하면 관광객을 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이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시작된게 "어메이징(amazing) 타일랜드" 운동.

금융위기를 관광산업 육성으로 극복하자는 캠페인이다.

호텔 상점들은 파격적인 세일에 나서며 적극 호응하고 있다.

방콕 닛코호텔, 파타야 앰배서더호텔 등은 최고 80%까지 값을 깎아주고
있다.

군부대까지 동참했다.

군사기지를 관광단지로 탈바꿈시키는 파격적인 프로그램이 나온 것.

군부대에서는 사격 낙하산타기 서바이벌게임 등 다양한 관광상품을 운영중
이다.

또 관광객을 노리는 범죄를 막기위해 치안기관에 핫라인도 설치됐다.

태국은 관광산업을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히든 카드로 다듬고 있는
중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