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식 < 중앙대 산업경영대학원장 >

IMF 경제시대, 그 반년을 훌쩍 보낸 우리 경제는 아직도 짙게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소득 1만달러의 시대에서 6천달러라는 초라한 경제상황으로 추락한,
그래서 어제와 오늘이 크게 다른 "단절의 경제성장시대"가 바로 오늘의
어려운 경제상황이다.

이같은 불황속에서 기업의 존립과 안정을 위한 새로운 마케팅전략은 없는가.

첫째 시장적응의 새로운 마케팅전략을 세워야 하겠다.

IMF시대가 되자 시장상황은 수요의 정체 내지는 감소, 아니 처절한 냉각
상태라고 말할수 있는 시장환경의 파괴가 그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두드러진 시장의 상황변화는 중산층의 붕괴와 소득계층의 양극화
현상에 있는것 같다.

그중에서도 소득계층의 양극화는 유명 점포나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고소득층과 중저가품을 선호하는 저소득층이 2대8의 비율로 새롭게 계층
형성이 이루어졌다는 추정이다.

그러므로 새로운 마케팅전략은 상대적으로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높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저가공급하는 가격차별정책을 펴는데 있을 것이다.

둘째 가격파괴및 가격창조의 마케팅전략을 세워야할 것이다.

IMF시대에 기업이 안고 있는 애로는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도 고금리로 인한 자금운용의 위축,어음결제로 인한 현금유동성
감소, 직업의식및 노동생산성 저하 등으로 말미암아 원가절감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상품의 기능이나 용도, 브랜드의 위력, 철저한 애프터서비스,
디자인및 이미지개선, 상품차별화 등으로 상품의 효용을 높여 히트상품을
만들거나 공동 수.배송과 같은 제휴를 통해 가격파괴및 가격창조의 전략을
세울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마켓셰어에서 고객셰어로 마케팅전략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은 일정한 기간에 제품의 총 판매량으로 가늠되는
마켓셰어를 늘리는데 온 힘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불황기를 맞은 오늘날에는 단골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른바
고객셰어(Share of Customer)전략이 필요하다.

마켓셰어 전략이 "한 제품을 많은 고객에게" 공급하는데 특징이 있다면
고객셰어전략의 특징은 "많은 제품을 한 고객에게" 공급하는데 있다.

오늘날과 같은 불황 아래서는 규모의 경제보다는 범위의 경제가 선호된다.

그러므로 제품의 차별화보다는 고객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IMF시대에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단골고객에게 그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형편에 맞는 중저가 상품을 공급하는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것이다.

넷째 기업혁신이 곧 마케팅이다.

연구개발을 통한 새로운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해 출하하면 아무리 어려운
시장상황이라 할지라도 수요가 창출될수 있다.

IMF시대에 다운사이징을 강요받고 있는 우리의 기업들이지만 혁신이 새로운
시장수요를 창출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것이다.

품질이 광고및 판촉보다 더 나은 마케팅전략이다.

다섯째 유통업의 전문화가 필요하다.

유통산업은 그동안 양적 성장이 이루어졌지만 질적인 성장이 뒤따르지 못해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다.

유통업의 전문화와 경영혁신은 소비를 자극하고 올바른 생산계획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유통업의 경영합리화를 위한 교육과 연구개발이 그 어느때보다도
절실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