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청바지 잠뱅이의 히트는 저가격 고품질이라는 상반된 마케팅 전략의
성공사례로 주목된다.

잠뱅이는 회사와 브랜드 이름이 같다.

IMF(국제통화기금)한파속에서도 세일을 하지 않는 몇 안되는 브랜드다.

소비자들에게 고품질 이미지가 박힌 것도 이 때문이다.

품질 자체도 누가 입어도 항상 잘 맞는 느낌을 주고 다양한 컬러톤을
제시하는등 고급스럽다.

시즌당 스타일도 1백가지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고품질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다.

바지가 3만5천~4만2천원선.

그만큼 이익이 적게 난다.

잠뱅이가 다량판매에 승부를 건 이유다.

대리점숫자는 1백13개.

고품질이면서도 저가격 옷을 내놓는 마케팅 전략은 비용절감 노력으로
가능했다.

이를위해 상품 기획과 생산 유통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단순화했다.

본사인력이 총20명일 정도로 조직 구성도 단순하다.

모든 점포를 대리점으로 운영하는 것도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재킷 셔츠도 있지만 총매출의 80~95%를 바지 한 품목에서 이뤄낼 정도의
높은 상품 집중도 역시 비용절감에 기여했다.

이렇게 줄인 비용은 품질향상을 위한 투자로 이어졌다.

길거리(스트리트)패션의 흐름을 선도하는 발빠른 기동력도 잠뱅이의
성공요인.

서울지역 매장의 경우 고객이 주문하면 당일에도 배달해준다.

잠뱅이는 미국 문화의 상징인 청바지이지만 한국인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라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이름에서도 배어있다.

조상들이 간편하게 입었던 삼베로 만들어진 옷을 일컫는 순수 우리말이
잠뱅이다.

국산대님을 사용한 잠뱅이는 편안한 착용감에 베이직을 기본으로 한
유니섹스 진.

10대중반~20대초반을 타깃으로 한 잠뱅이는 지난 85년 상표등록을 마치고
93년 이화여대앞 매장을 시작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도장모양의 한글로고에서도 참신한 토종 이미지가 물씬 풍겨난다.

새 로고는 더욱 그렇다.

잠뱅이 "잠"자의 초성인 형상과, 세계 패션추세인 오리엔털리즘을
결합했다.

"유관순"과 "안중근"바지의 탄생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과감한 광고를 채택하기 시작한 잠뱅이는 올 봄.여름
시즌광고 컨셉트를 나라 껴안기로 결정했다.

애국심에 호소키로 한 것.

지난 4월 출시된 유관순 은 최고의 인기아이템.

골반과 엉덩이에 잘맞으며 무릎에서 밑단까지는 점점 넓어지는 복고풍의
통나팔스타일이면서도 세련된 힙합스타일을 연출한다.

철저한 고객관리도 잠뱅이 히트에 한몫했다.

인터넷을 통해 잠뱅이 홈페이지(http://www.JAMBANGEE.co.kr)에 의견을
보낸 고객은 청바지 상품권을 받고 친구들에게 인터넷 엽서까지 보낼수 있다.

잠뱅이는 "IMF불황속에서도 노세일 전략을 고수하겠다"며 "고품질과
합리적인 가격대로 국산 청바지의 위상을 지켜 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