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을 가시화하기 위한 대기업들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다.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인수.합병(M&A) 기업퇴출과 그룹해체 등의
"충격적인" 조치가 하반기에 잇달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 삼성 대우 LG SK 등 5대그룹은 7월부터
외자유치 한계계열사 통폐합 등 자발적인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빅딜 등 정부가 추진하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의 "화살"을 피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현대는 오는 9월25일 첫 운항할 금강산유람선의 취항 성공에 온 힘을
쏟기로 했다.

특히 북한과 합의한 자동차 조선 철강 분야의 남북협력 사항에 대한
후속조치를 취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키로 했다.

또 계열사별로 발표했던 외자유치 계획을 실현하는 한편 인원정리를
통한 구조조정도 강행할 계획이다.

현대는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일부 정리해고가 불가피한 계열사 노조와의
마찰을 최소화하는데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삼성은 빅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자동차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 소위 "3각 빅딜"과 연계해 정리하는 방법과 기아 인수 등에
참여해 자동차를 육성하는 방안을 놓고 시뮬레이션을 계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은 지난 5월 발표한 구조조정 과제 중 이건희 회장의
사재출연과 외자유치는 하반기 중 상당한 성과를 이끌어내야 할 형편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이 회장 소유 부동산에 대한 감정을 거의 완료하고
하반기 본격적인 매각에 나설 방침이다.

미국의 GE HP 인텔, 스웨덴 볼보 등 기업과 외자유치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는 조기에 미국 GM과의 합작과 외자유치건과 관련된 협상을
마무리짓기로 했다.

대우는 전경련 회장사로서 김우중 회장이 제안한 초대형 합작은행 설립
등 재계 현안도 주도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

LG의 경우는 외자유치 목표를 실현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LG는 외자유치 목표를 65억달러로 잡았으나 상반기 실적은 10억달러에도
못미치고 있다.

LG반도체 지분 10억달러어치의 인텔사 매각, LG전자의 GE사자본
1억~2억달러유치 등이 현재 진행돼 하반기 중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SK는 이동통신업계가 구조조정의 도마에 오를 경우 SK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한 전략과 대응논리를 마련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밖에 6위권 이하의 중견그룹들의 구조조정 속도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우선 법정관리 중이거나 도산상태에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하반기중
제3자 매각 또는 퇴출 등으로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보와 한라 등 부도기업은 물론 협조융자를 받거나 부실화된 한화
동아 고합 해태 진로 한일 효성 등 중견그룹들도 하반기중 사력을 다해
계열사 통합 등의구조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진 금호 롯데 두산 등 1차 퇴출기업 발표때 계열사들이 포함되지
않았던 그룹들도 그야말로 생존 차원에서 자발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충격적인 조치로 금융구조조정이 시작된 만큼 기업들도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더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