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과 하나은행사이에 때아닌 득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주제는 "퇴출은행 짝짓기 결과 누가 더 유리해졌는가"이다.

논쟁은 한미은행에서부터 촉발됐다.

한미은행은 퇴출은행 짝짓기과정에서도 경기은행이 아니면 포기하겠다고
마지노선을 쳐 "성공"을 거둔 케이스.

한미가 경기를 원한 이유는 수도권 영업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잇점
때문이었다.

후발은행인 한미은행은 지난 3월말현재 1백23개의 점포를 갖고 있다.

경기은행의 점포는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한 1백94개에 달한다.

서울을 둘러싼 수도권 지역에서의 영업권 프리미엄은 신한은행마저도
탐냈을 정도.

한미는 경기은행을 인수할 경우 후발은행중에서 수도권지역 영업 입지를
확실하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미는 당초 뜻대로 경기를 갖게되자 이번 짝짓기에서 가장 유리한 파트너를
얻었다며 내심 쾌재를 불렀다.

그러면서 질질 끌리듯이 충청은행을 인수한 하나은행에 은근히 동정의
눈빛을 보냈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색다른 논리로 한미은행을 반격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부실덩어리 충청은행을 인수해 하나은행마저 나빠지지 않느냐"
는 금융계 일각의 시각을 한마디로 일축하고 있다.

이 은행 관계자는 "동반부실화에 대한 우려는 P&A(자산부채인수)방식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충청은행이 아무리 부실해도 하나은행이 인수하는
것은 우량자산만"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본질적으론 큰 차이가 나지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또 "인수하는 자산의 규모도 작을수록 좋다"며 "규모가 클수록
인수은행의 BIS비율을 더 갉아먹게 된다"고 분석했다.

다시말해 충청은행의 총자산규모는 작년말현재 4조8천억원에 불과해 실제
인수할 자산은 3조원안팎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경기은행의 총자산은 8조8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는 인수하는 은행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하나은행측은
지적했다.

한편 이같은 논쟁을 바라보는 신한은행 직원들은 "동화은행과 대부분
점포가 겹친다"며 우울한 표정을 지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