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지역의 경제가 시들해져 가고 있다.

홍콩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졌기 때문에 홍콩을 에워싸고 있는 광둥의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

그동안 광저우 선전 주하이 등 광둥지역 주요 도시 경제발전의 견인차는
해외자본과 수출이었다.

두 개의 "수레바퀴"는 광둥지역의 경제를 연간 15~20%씩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

홍콩경제가 침체에 빠진 요즘 해외자본과 수출은 광둥지역 경제발전의
목덜미를 잡고 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홍콩경제와 운명을 같이 해야 할 판이다.

홍콩경제가 한창 호황일때 대규모 외국자본이 광둥지역으로 밀려 들어왔다.

유입된 외자중 80% 가량은 홍콩자본이다.

외국자본 투자유치에 열을 올리던 중국의 각 성과 시들이 광둥성을
부러워했을 정도였다.

지난해 수출액(6백50억달러)의 77%인 5백억달러를 외자기업이나 중외합작
기업들이 이뤄냈다.

문제는 그동안 과잉투자가 됐다는 점이다.

홍콩경기가 상승국면을 탈때는 광둥지역의 산업 과잉투자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제살깎아 먹기식의 출혈경쟁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게 됐다.

냉장고 TV 세탁기 등 가전제품회사들은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홍콩에서 투자한 기업의 업종과 생산기술도 문제다.

신발 봉제 등 노동집약 산업들이 많고 제품 생산기술도 선진국시장보다는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등 동남아국가 시장을 겨냥한 것들이다.

이들 제품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닐 리 만무다.

더군다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동남아국가들이 금융위기에 빠지면서 수출
실적이 크게 줄어들었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중국경제의 3분1을 지탱하는 광둥 푸젠 저장성.

이들 성중 가장 활기찼던 광둥성의 경기침체는 중국 남부지역경제의 침체로
이미 확산되고 있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ked@mx.cei.gov.c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