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저널] '앵글로 색슨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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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크라이슬러가 독일 다임러 벤츠를 인수했다.
단순한 사건 같지만 그 안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풀이하는 이가 많다.
"앵글로 색슨 자본주의(Anglo Saxon Capitalism)의 승리"라고 까지 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벤츠는 독일의 자존심이었다.
독일 기술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요즘도 자동차 주문을 하면 꽤나 기다려야 하는게 벤츠다.
전세계 소비자들의 인기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징표다.
그런 벤츠가 독자노선과 영역을 포기하고 미국의 크라이슬러와 지난달
3백9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합병을 하기로 한 속사정은 무엇일까.
길게 봐서 미국과 손잡지 않고는 버티기 어렵다는 전략적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치열해지는 경쟁, 한계에 다다른 시장,전세계적으로 평준화 돼가는 기술력,
날로 줄어드는 마진...
나날이 운신의 폭이 좁혀지면서 이제 어쩔 수 없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벤츠는 크라이슬러와의 합병이 무산될까 노심초사했다는 후문이 다.
합병 1년전부터 경영방식은 물론 회계장부까지 미국식으로 바꿔 가며
크라이슬러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했다는 얘기다.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를 가능케 하는 요인은 많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은 크게 세가지다.
미국이 보유한 정보 인프라, 자본 그리고 영어를 꼽는다.
특히 인터넷과 영어가 한데 묶여 분출하는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잘 나가던 일본과 일본어도 미국이 구축한 정보 인프라속에서는 맥을 추지
못한다.
독일어 불어 중국어중 그 어느 언어도 영어로 구축된 사이버(Cyber)
세계에서는 그저 "방언"에 불과하다.
지구촌 대부분의 정보DB가 영어로 돼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비영어권이
넘어야 할 장벽은 너무 넓고 크다.
92년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웹 사이트는
단 50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요즈음은 시간당 6만5천개, 하루에 무려 1백50만개의 웹 사이트가
새로 생겨난다.
지구상의 웹 사이트가 2배로 늘어나는데 걸리는 시간도 겨우 100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클린턴은 한 연설에서 2002년엔 인터넷 상거래가 미국에서만 3천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단언한 적이 있다.
미국에서는 국민학생들도 명함처럼 자기 웹사이트를 구축한다.
한국의 웬만한 대기업의 웹 사이트 보다 화려하고 충실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세계경제가 무서운 속도로 앵글로 색슨 자본주의의 테두리속으로 빨려 들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지적이다.
암기지식에 의존하는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성적이 평생을 좌우하는 우리의
현실과는 그 실용성에서 너무나 거리가 멀다.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클린튼은 그의 주요관심사가 천안문사태와 이와
관련된 인권문제인 것처럼 보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팍스 아메리카나의 무서운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그는 17대의 보잉기(8억달러)를 중국에 팔았으며 시가 4억달러에
달하는 2백만톤의 비료를 수출하기로 했고, 2건의 보험회사 영업권을 따냈다.
사사로운 것까지 합하면 거래규모가 30억달러에 이른다.
앵글로 색슨식 세일즈 맨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양봉진 < 워싱턴 특파원 bjnyang@ao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일자 ).
단순한 사건 같지만 그 안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풀이하는 이가 많다.
"앵글로 색슨 자본주의(Anglo Saxon Capitalism)의 승리"라고 까지 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벤츠는 독일의 자존심이었다.
독일 기술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요즘도 자동차 주문을 하면 꽤나 기다려야 하는게 벤츠다.
전세계 소비자들의 인기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징표다.
그런 벤츠가 독자노선과 영역을 포기하고 미국의 크라이슬러와 지난달
3백9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합병을 하기로 한 속사정은 무엇일까.
길게 봐서 미국과 손잡지 않고는 버티기 어렵다는 전략적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치열해지는 경쟁, 한계에 다다른 시장,전세계적으로 평준화 돼가는 기술력,
날로 줄어드는 마진...
나날이 운신의 폭이 좁혀지면서 이제 어쩔 수 없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벤츠는 크라이슬러와의 합병이 무산될까 노심초사했다는 후문이 다.
합병 1년전부터 경영방식은 물론 회계장부까지 미국식으로 바꿔 가며
크라이슬러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했다는 얘기다.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를 가능케 하는 요인은 많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은 크게 세가지다.
미국이 보유한 정보 인프라, 자본 그리고 영어를 꼽는다.
특히 인터넷과 영어가 한데 묶여 분출하는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잘 나가던 일본과 일본어도 미국이 구축한 정보 인프라속에서는 맥을 추지
못한다.
독일어 불어 중국어중 그 어느 언어도 영어로 구축된 사이버(Cyber)
세계에서는 그저 "방언"에 불과하다.
지구촌 대부분의 정보DB가 영어로 돼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비영어권이
넘어야 할 장벽은 너무 넓고 크다.
92년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웹 사이트는
단 50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요즈음은 시간당 6만5천개, 하루에 무려 1백50만개의 웹 사이트가
새로 생겨난다.
지구상의 웹 사이트가 2배로 늘어나는데 걸리는 시간도 겨우 100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클린턴은 한 연설에서 2002년엔 인터넷 상거래가 미국에서만 3천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단언한 적이 있다.
미국에서는 국민학생들도 명함처럼 자기 웹사이트를 구축한다.
한국의 웬만한 대기업의 웹 사이트 보다 화려하고 충실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세계경제가 무서운 속도로 앵글로 색슨 자본주의의 테두리속으로 빨려 들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지적이다.
암기지식에 의존하는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성적이 평생을 좌우하는 우리의
현실과는 그 실용성에서 너무나 거리가 멀다.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클린튼은 그의 주요관심사가 천안문사태와 이와
관련된 인권문제인 것처럼 보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팍스 아메리카나의 무서운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그는 17대의 보잉기(8억달러)를 중국에 팔았으며 시가 4억달러에
달하는 2백만톤의 비료를 수출하기로 했고, 2건의 보험회사 영업권을 따냈다.
사사로운 것까지 합하면 거래규모가 30억달러에 이른다.
앵글로 색슨식 세일즈 맨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양봉진 < 워싱턴 특파원 bjnyang@ao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