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신낙균 문화관광부장관이 대통령 업무보고를 끝내고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는 그야말로 9두마차의 형국이었다.

문화예술 문화산업 관광 청소년 방송 종교 체육 문화재등 수많은 분야에서
질문들이 쏟아졌다.

답변자로만 장관 차관 차관보 기획실장 등 4사람이 나왔다.

마치 김영삼정권때 재정경제원처럼 공룡이 된 부서를 연상하게 했다.

당장 손을 대야 할 현안만 해도 북한관광개발, 2002년 월드컵, 방송법 등
수없이 많다.

담당국장들은 자기업무를 챙기기에 바쁘고 다른 부서의 업무는 살펴볼
겨를도 없다.

간부회의에서 국장들도 업무를 소상하게 설명할 시간도 없다.

장.차관이 워낙 바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생긴다.

각 국간 긴밀한 협조에 의한 시너지효과를 전혀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국간 힘겨루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83개에 이르는 산하단체 통폐합문제만 해도 그렇다.

문화정책개발원과 관광연구원이 통합하면서 어느 국을 주력부서로 할
것인가를 놓고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일본 대중문화개방에 대해서도 문화정책국과 문화산업국의 입장이 다르다.

각 국의 의견을 조율하는 부서도 없고 전문직도 없다.

일관된 정책입안과 행정서비스는 실종된채 부서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
모습이다.

아홉마리의 말들이 제각기 달리면 마차는 부서지고 만다.

마차가 부서지면 그 피해는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이제라도 문화부가 마부의 채찍 하나에 한길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게 국민의 바람이다.

오춘호 < 문화레저부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