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엘니뇨 영향으로 태풍 발생이 지연되면서 올해는 태풍이 가장
늦게 발생하는 해로 기록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태풍은 3일 현재까지 하나도 발생하지 않아 지금까지
태풍발생이 가장 늦었던 지난 73년 7월2일의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따라 아직 발생하지 않은 올 1호 태풍 "니콜"(NICHOLE)은 사상 가장
늦게 발생한 1호 태풍이 되게 됐다.

그러나 태풍이 발생하는 해역의 해양과 대기상태를 분석한 결과, "니콜"은
앞으로도 1주일 동안은 태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61년부터 90년까지의 30년 평균값을 보면 태풍은 1~6월 사이에 모두
5개가 발생해 0.3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이같이 태풍 발생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주로 발생하는 해역인 필리핀
주변바다의 해수온도는 26도 안팎으로 발생 여건이 충족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엘니뇨의 여파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

이때문에 북태평양 기단이 이상 발달하면서 필리핀 주변해역의 상.하층
대기상태가 모두 고온이 유지되고 대기가 안정돼 태풍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태풍의 발생을 돕는 적도 수렴대가 예년 같으면 북위 10도
부근까지북상했지만 올해는 적도 부근에서 맴돌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늦어도 7월 중에는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류성 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