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인근 2천만평을 국제투자자유도시로 개발하려는 정부 계획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타당성 조사조차 못하고 있는 등 사업초기부터 표류하
고 있다.

이에따라 오는 2020년까지 이 지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정부발표가 사전준비없이 대국민 홍보용으로 급조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5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건설교통부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을 전담할 개발컨설팅업체 공모를 위해 지난 4월말부터
예산청에 수차례 별도예산 20억원을 요청했으나 번번이 거부당했다.

건교부는 당초 지난 5월중 국토개발연구원 공모를 통해 선정한 개발컨설팅
업체에 토지취득에서 분양에 이르는 일체의 개발권을 줘 이들이 외국기업들을
직접 유치토록 할 예정이었으나 예산배정이 되지 않아 업체 선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개발계획 수립과 "국제투자 자유지역 설치법"제정 등 단계별 사업
추진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다.

건교부 관계자는 "예산청이 별도 예산배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건교부
자체예산을 전용키로 했지만 이 마저도 예산청에서 승인을 미루고 있어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예산청은 세수부족으로 정부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단순히 컨설팅
업체를 선정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건교부가 자체 예산을 전용해서라도 사업추진을 강행하겠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국민세금을 함부로 사용하겠다는 권위주의적 발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예산청 관계자는 "외자유치도 좋지만 예산이 함부로 낭비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해 개발컨설팅업체 선정을 위한 예산배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처럼 건교부와 예산청간 대립이 심화됨에 따라 영종도 인근 지역에 외자
45억달러를 유치해 국제업무시설, 종합관광리조트, 대형 할인판매시설 등을
건설하려는 국제투자자유도시 프로젝트는 당분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건교부가 중국 상하이 푸둥지구등 외국 투자자유도시를 모델로 추진중인 이
프로젝트는 내년 1월까지 개략적인 개발계획이 수립되고 내년 상반기중
특별법 제정과 민관합동기획단 구성이 마무리돼 내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외자유입이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추진됐다.

< 송진흡 기자 jinh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