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휘발유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오랫동안 이 시장에서 경쟁의 무기로 가장 많이 사용된 마케팅도구는
가격이었다.

그런데 모빌 오일(Mobil Oil)은 정밀한 조사기법을 써서 시장을 세분한
결과 운전자들의 불과 20%만이 이른바 가격민감층(Price Shoppers)에
속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격민감층이란 휘발유의 가격만 보고 주유소를 선택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이 회사가 정교한 모델을 써서 파악한 미국 휘발유시장의
세분화는 다음과 같다.

<> 자동차애호가 =휘발유를 구입하는 사람들의 16%가 이 세분시장에 있으며,
대체로 소득이 많고 일년에 2만5천에서 5만마일 정도를 뛰는 중년남자들이다.

이들은 좋은 상표의 휘발유를 애호하며 휘발유값은 신용카드로 내는
경향이 있다.

또 주유소에 있는 바에서 자주 샌드위치를 사먹으며, 가끔 주유소에서
세차서비스를 받기도 한다.

<> 알짜배기 =운전자의 16%를 차지하는 이 세분시장은 소득수준이 중간
이상인 남녀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특정상표를 애호하며, 때로는 특정주유소만을 찾기도 한다.

또 좋은 상표의 휘발유를 주로 쓰며, 대체로 휘발유값은 현금으로 낸다.

<> F3세대 =F3는 연료(fuel) 음식(food) 빨리(fast)를 뜻하며, 운전자의
27%가 이 세분시장에 속한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남자및 여자들이며 이들의 반은 스물다섯살 미만이다.

또 이들은 편의점에서 싸구려 스낵을 많이 사먹는다.

<> 동네운전자 =운전자의 21%가 이 세분시장에 있다.

대체로 낮에 자기 아이들을 동네의 이곳에서 저곳으로 자동차로 데려다
주고 또 실어오는 가정주부들이다.

이들은 지나가다 눈에 띄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경향이 있다.

<> 가격민감층 =운전자의 20%가 이 세분시장에 속하며, 어떤 특정상표의
휘발유나 특정주유소를 특별히 애호하지 않는다.

이들은 돈이 별로 없기 때문에 값만 보고 기름을 넣는다.

그동안 석유회사들의 마케팅전략은 주로 이 사람들을 끄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모빌 오일은 그동안의 전략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이제 자동차애호가와
알짜배기라는 두 세분시장에 주로 힘을 쏟고 있다.

이 두 시장은 가격의 영향을 덜 받으며, 오히려 상표가 주는 부가가치와
주유소에서 제공하는 여러가지 부수적인 서비스에 더 민감하다.

예를들어 주유소에 있는 바에서 제공되는 각종 편의, 세차, 빠르고
예의바르며 친절한 종업원 서비스 등이 그러한 부수적인 요인이며, 모빌은
바로 이런 요소들을 강화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 두 시장은 "실속있는 고객들"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들어 자동차애호가들은 전체시장의 16%에 지나지 않으나 이들의
구매량은 전체매출의 30%를 차지한다고 한다.

유필화 < 성균관대 교수 / 경영학 phyoo362@hitel.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