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 상업 한일 외환 등 4대 시중은행이 오는 29일 이행계획서 제출시한을
앞두고 "짝짓기"에 나서고 잇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들 은행에 대해 자발적 합병 등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대동 등 5개 은행처럼 계약이전결정에 따라 퇴출시키거나 강제 짝짓기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만큼 조건부 승인을 받은 이들 대형은행들에 있어 합병은 "발등의 불"
처럼 급박한 사안이다.

문제는 짝짓기 상대를 빨리 구해야 하나 맘에 드는 후보는 별로 없다는
점이다.

5개 퇴출은행과 5개 인수은행, 민영화를 앞둔 제일 서울은행, 짝짓기설이
파다한 하나 보람은행과 경남 부산은행, 금감위 "심판"을 기다리는 제주은행
등에는 현실적으로 "구애"를 하기 어렵다.

평화 충북 강원 등 조건부 승인은행이나 광주 전북은행은 덩치가 작아
합병하더라도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결국 4대 시중은행은 상호간 합병가능성을 타진할 수밖에 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뭍밑움직임은 상업과 한일은행사이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5일 "두 은행장 참모진간에 합병얘기가 오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상업은행 관계자는 접촉사실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그러나 "조흥은행은 한일은행과는 못하겠다고 하고 외환은행은
코메르츠은행이 2억5천만달러를 투자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며 소극적
이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에대해 한일은행 관계자는 "(외자유치와 관련한) 큰 건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상업은행 등과의 합병은 그 다음에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

금융계는 외환은행의 행보도 주목하고 있다.

코메르츠은행과 합작이 성사됐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홍세표 행장도 최근 코메르츠은행과의 합작발표시 다른 은행과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적이 있다.

그러나 외환은행은 새 체제가 안정되려면 상당시일이 걸리고 합병추진에
앞서 합작선과 협의해야 하는 등 당장 몸을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퇴출은행인수를 마다한 것도 인수합병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정리
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다.

조흥은행도 물밑에서 대형은행들에 합병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조흥은 특히 같은 전산기종(유니시스)를 쓰는 신한은행 고위층과 직접
얘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은행은 최근 신한은행이 동화은행 인수에 총력을 쏟고 있어 대화를
진척시키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것이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