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예금 금리가 차별화 양상을 띠고 있다.

우량은행은 갈수록 낮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고 "부실"로 지목된 은행일수록
상대적인 고금리를 고집하고 있다.

특히 일부 종합금융사들은 최근 이어지는 시중금리 하락세도 불구하고
예금 금리를 오히려 올리고 있다.

금리 차등화현상은 6일 나온 은행권의 정기예금금리 인하를 보더라도 명확
하게 나타난다.

이날 금리인하를 단행한 은행은 국민 주택 신한 한미 보람은행 등이다.

보람만 빼면 모두 퇴출은행을 인수하는 우량은행들이다.

이들 은행은 조만간 금리를 추가 인하할 예정이라고 한다.

금리인하폭도 예사롭지 않았다.

주택은행은 심지어 1년짜리 예금금리를 연 13.5%에서 연 12.1%로
1.4%포인트나 낮췄다.

국민 한미은행 등도 각각 1%포인트, 0.7%포인트씩 내렸다.

이들 은행들이 금리를 인하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시중실세금리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어서다.

지난달 연 14%대에서 움직였던 콜금리는 최근들어 연 12%대에 진입할
기세다.

정부의 강력한 금리인하 유도도 한몫 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행들에는 최근 시중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퇴출은행 발표이후 안전성을 따지는 돈들이 꿈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실제 우량은행들에는 지난주중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파악
됐다.

금융감독위원회가 퇴출은행 명단을 발표한 지난달 29일이후 지난 3일까지
5개 인수은행(신탁 포함)에 모두 1조7천3백97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하루평균 3천4백억원의 시중자금이 몰려든 것으로 4일까지 포함할 경우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5월29일부터 6월3일까지 5개 은행의 수신고는 모두 3천3백39억원
감소했었다.

은행별로는 국민 9천7백47억원을 비롯, <>주택 4천2백38억원 <>한미
1천8백69억원 <>신한 1천9백10억원 등으로 조사됐다.

우량은행들 입장에선 유동성 조절차원에서 금리인하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반면 부실은행들의 금리수준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자금이탈이 심한 상황이어서 고금리 선호자금을 끌어당기기 위해서다.

일부은행은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연 14.8%에 제시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비교할 때 무려 3%포인트 격차가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에서도 금융구조조정이 진행될 때 우량은행과 부실금융
기관간의 금리가 두드러졌었다"고 설명했다.

종금 상호신용금고 등 2금융권도 기관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외 대한종금 등 일부 종금사는 3개월짜리 자체발행어음 금리를
0.5%포인트 정도 인상했다.

대다수 종금은 아직까지 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