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평론가 분석 '일본 개혁처방과 한국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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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식회사"가 흔들리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눈부시게 발전해왔던 일본이 성장의 한계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경제평론가인 사카이야 다이치씨는 위기의 원인을 관료주의에서
찾고 있다.
과거 일본의 성장을 주도한 관주도형 산업정책이 오히려 경제발전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일본이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도쿄에 몰려있는 관료들(정치
자산)을 다른 지역으로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이 일본의 성장모형을 베꼈다는 점에서 사카이야 다이치가 분석한
일본의 침체원인과 개혁처방은 남의 얘기가 아니다.
< 정리=한우덕 기자 woodyhan@ >
-----------------------------------------------------------------------
일본은 위기에 처한 아시아 국가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일본자체가 심각한 경제위기에 빠져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일본의 사회및 경제체제는 지나치게 과거의 환경에 맞춰져 있다.
일본 주식회사를 만들었던 옛날의 접근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새로운 환경은 외면당하고 있다.
또 일본사회 전체가 거대한 조직에 묶여 있다.
공공및 민간분야 모두 가족 같은 성향을 가진 조직을 형성하고 있다.
이 조직은 본연의 취지를 상실한채 자기보호에만 집착하고 있다.
"생산 팀(Production Team)"은 일본의 성장을 주도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이 팀은 이제 당초 목표였던 생산보다는 "팀" 그 자체에만 관심을
갖고 있을 뿐이다.
일본이 현재의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급격한 충격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관료조직이 일본문제의 핵심이다.
도쿄에 몰려있는 정부 관료들을 다른 지역으로 추방해야 한다.
정치적 자산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미국은 워싱턴에서 뉴욕 LA 등으로 정치 역량을 분산시켜 성장을 유지할수
있었다.
사회적 장애물을 걷어내고 과거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관료조직의
대변혁이 요구된다.
2차 세계대전이후 일본의 국가적 목표는 산업화였다.
일본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부주도의 산업정책을 추진했다.
관료들은 고급기술과 경영방식을 외국으로부터 들여왔다.
민간기업들은 정부와 협력, 수입한 기술을 응용했다.
전력 원자력 통신 등의 분야에서 많은 회사들이 동일한 가격과 시장전략을
구사했다.
다른 회사의 시장참여 기회를 봉쇄한 것이다.
정부는 민간기업의 가격책정 방법을 옹호해 주었다.
합리적인 이윤을 보장해준 것이다.
기업들은 겁없이 투자했다.
이는 곧 표준화된 대량생산 체제를 낳게 했다.
그 덕택으로 일본은 세계 자동차와 가전제품 시장을 주도할수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와 민간기업의 협력은 민간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일본기업의 위험은 곧 국가의 위기로 이어질 소지를 안고 있었다.
80년대 들어서면서 환경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표준화된 대량생산 체제가 위협받기 시작했다.
대량생산체제 대신 "다양화"가 힘을 얻었다.
기업들은 정보로 무장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마켓에서 경쟁해야 했다.
일본은 이같은 시대적 조류에 준비되지 않은 나라였다.
산업부흥을 가져 왔던 정부와 기업간 관리지향적 협력시스템은 타성에 젖어
적응할수 없었다.
일본의 금융체제 붕괴는 이같은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데서
발생한 대표적인 사례다.
대장성의 정책에 순응해 왔던 금융기관들은 경쟁력을 키울수 없었다.
각 금융기관들은 동일한 이자율을 제시했고 같은 여신심사 방식을 채택했다.
결국 동시에 무너지고 만 것이다.
일본이 2차세계대전전후 산업화에 성공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오늘날의
무기력을 낳게 된 셈이다.
일본인들은 현재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옛 체제를 그리워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우리는 성공했었다"며 향수에 빠져 있다.
"우리 경제를 일으켜 세웠던 그들은 역시 강하다"며 여전히 관료들을 높게
평가한다.
관료들은 아직도 "모든 일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외국 기업과의 경쟁을 피함으로써 일본의 이익을 보호할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젊은이들은 아직도 공무원이나 대기업 입사를 원하고 있다.
자기 스스로 창업하겠다는 젊은이는 드믈다.
지난 10년동안 중소기업이나 개인기업 종사자 수는 7백4만명에서
6백1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일본은 선진국중에서 유일하게 자영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나라다.
일본인들의 대다수는 대기업에 종사하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이같은 "무기력증"은 대형화된 조직에서 원인을 찾을수 있다.
관리지향적인 시스템은 각종 조직을 가족성향의 공동체로 변화시켰다.
조직은 특정한 목적을 위해 세워진다.
이 조직은 소비자에게 가장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공급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은 조직은 시간이 지나면서 내부적인 목적을 위해 움직이게
된다.
조직의 외형을 키우거나 조직원의 복지 등에 주력하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는 차츰 조직의 관심대상에서 멀어져 간다.
각종 조직의 문제점은 "가족형"이라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외부경쟁은 없다.
어느 조직이나 조직원들의 내부관계만을 중시한다.
승진의 기준은 나이나 근무기간 등이 가장 중요한 변수다.
외부로부터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중요한 정보는 통제한다.
관료들이 부처이익 만을 위해 일하는 것도 가족형 시스템의 전형이다.
관료들에게 국가는 관심거리가 아니다.
그들은 민간기업을 휘어잡기 위해 사업승인을 거부하거나 연기하는 등
결재권을 휘두른다.
민간기업은 관료들의 지시를 따를수 밖에 없다.
퇴직한 관료들이 민간기업의 고위 임원으로 임용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민간기업들은 이같은 관료들의 행패에 대한 저항력이 없다.
기업들은 수익성을 따지지 않아도 된다.
관료들이 생산비용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민간기업들의 경쟁력은 요원한 일이 돼버렸다.
글로벌 경쟁과 새로운 시장 참여자가 등장할 수 없기 대문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우선 일본은 과거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일류대학에 들어가고 대기업에 입사한다고 해서 성공적인 생활이 보장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글로벌 마켓에서의 활동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조직시스템도 가족성향을 탈피해 "기능성"을 회복해야 한다.
기업들은 경영혁신에 나서야 한다.
이제는 수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나이에 따라 대우받거나 내부정보를 통제하는 따위의 관행을
버려야 한다.
기업은 체계적인 개혁및 권력분산 등을 통해 관리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특히 관리지향적인 정부-기업 결합체계는 철폐돼야 한다.
관료들은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처럼 심판역할만 맡으면 된다.
일본의 관료들은 마치 오너처럼 행동한다.
그들은 게임 룰도 스스로 만들고 코치도 하고 심판자 역할도 한다.
많은 일본인들은 이같은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회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충격이다.
이를 위해서는 토쿄에 몰려있는 정치적 자본을 분산시켜야 한다.
우리는 관료들 스스로가 더이상 이 사회의 주역이 아닌 심판에 불과하는
생각을 가질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도쿄에서 관료들이 사라지는 날 일본은 또다시 성장할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 LA타임즈 신디케이트 본사 독점 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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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카이야 다이치 약력 ]
<> 1935년 일본 오사카 출생
<> 도쿄대 경제학부 졸업
<> 작가이자 경제평론가로 강연
<> 저서 : "지식가치혁명" "What is Japan" "역사로부터의 발상" 등 다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7일자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눈부시게 발전해왔던 일본이 성장의 한계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경제평론가인 사카이야 다이치씨는 위기의 원인을 관료주의에서
찾고 있다.
과거 일본의 성장을 주도한 관주도형 산업정책이 오히려 경제발전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일본이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도쿄에 몰려있는 관료들(정치
자산)을 다른 지역으로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이 일본의 성장모형을 베꼈다는 점에서 사카이야 다이치가 분석한
일본의 침체원인과 개혁처방은 남의 얘기가 아니다.
< 정리=한우덕 기자 woodyh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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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위기에 처한 아시아 국가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일본자체가 심각한 경제위기에 빠져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일본의 사회및 경제체제는 지나치게 과거의 환경에 맞춰져 있다.
일본 주식회사를 만들었던 옛날의 접근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새로운 환경은 외면당하고 있다.
또 일본사회 전체가 거대한 조직에 묶여 있다.
공공및 민간분야 모두 가족 같은 성향을 가진 조직을 형성하고 있다.
이 조직은 본연의 취지를 상실한채 자기보호에만 집착하고 있다.
"생산 팀(Production Team)"은 일본의 성장을 주도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이 팀은 이제 당초 목표였던 생산보다는 "팀" 그 자체에만 관심을
갖고 있을 뿐이다.
일본이 현재의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급격한 충격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관료조직이 일본문제의 핵심이다.
도쿄에 몰려있는 정부 관료들을 다른 지역으로 추방해야 한다.
정치적 자산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미국은 워싱턴에서 뉴욕 LA 등으로 정치 역량을 분산시켜 성장을 유지할수
있었다.
사회적 장애물을 걷어내고 과거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관료조직의
대변혁이 요구된다.
2차 세계대전이후 일본의 국가적 목표는 산업화였다.
일본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부주도의 산업정책을 추진했다.
관료들은 고급기술과 경영방식을 외국으로부터 들여왔다.
민간기업들은 정부와 협력, 수입한 기술을 응용했다.
전력 원자력 통신 등의 분야에서 많은 회사들이 동일한 가격과 시장전략을
구사했다.
다른 회사의 시장참여 기회를 봉쇄한 것이다.
정부는 민간기업의 가격책정 방법을 옹호해 주었다.
합리적인 이윤을 보장해준 것이다.
기업들은 겁없이 투자했다.
이는 곧 표준화된 대량생산 체제를 낳게 했다.
그 덕택으로 일본은 세계 자동차와 가전제품 시장을 주도할수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와 민간기업의 협력은 민간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일본기업의 위험은 곧 국가의 위기로 이어질 소지를 안고 있었다.
80년대 들어서면서 환경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표준화된 대량생산 체제가 위협받기 시작했다.
대량생산체제 대신 "다양화"가 힘을 얻었다.
기업들은 정보로 무장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마켓에서 경쟁해야 했다.
일본은 이같은 시대적 조류에 준비되지 않은 나라였다.
산업부흥을 가져 왔던 정부와 기업간 관리지향적 협력시스템은 타성에 젖어
적응할수 없었다.
일본의 금융체제 붕괴는 이같은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데서
발생한 대표적인 사례다.
대장성의 정책에 순응해 왔던 금융기관들은 경쟁력을 키울수 없었다.
각 금융기관들은 동일한 이자율을 제시했고 같은 여신심사 방식을 채택했다.
결국 동시에 무너지고 만 것이다.
일본이 2차세계대전전후 산업화에 성공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오늘날의
무기력을 낳게 된 셈이다.
일본인들은 현재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옛 체제를 그리워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우리는 성공했었다"며 향수에 빠져 있다.
"우리 경제를 일으켜 세웠던 그들은 역시 강하다"며 여전히 관료들을 높게
평가한다.
관료들은 아직도 "모든 일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외국 기업과의 경쟁을 피함으로써 일본의 이익을 보호할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젊은이들은 아직도 공무원이나 대기업 입사를 원하고 있다.
자기 스스로 창업하겠다는 젊은이는 드믈다.
지난 10년동안 중소기업이나 개인기업 종사자 수는 7백4만명에서
6백1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일본은 선진국중에서 유일하게 자영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나라다.
일본인들의 대다수는 대기업에 종사하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이같은 "무기력증"은 대형화된 조직에서 원인을 찾을수 있다.
관리지향적인 시스템은 각종 조직을 가족성향의 공동체로 변화시켰다.
조직은 특정한 목적을 위해 세워진다.
이 조직은 소비자에게 가장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공급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은 조직은 시간이 지나면서 내부적인 목적을 위해 움직이게
된다.
조직의 외형을 키우거나 조직원의 복지 등에 주력하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는 차츰 조직의 관심대상에서 멀어져 간다.
각종 조직의 문제점은 "가족형"이라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외부경쟁은 없다.
어느 조직이나 조직원들의 내부관계만을 중시한다.
승진의 기준은 나이나 근무기간 등이 가장 중요한 변수다.
외부로부터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중요한 정보는 통제한다.
관료들이 부처이익 만을 위해 일하는 것도 가족형 시스템의 전형이다.
관료들에게 국가는 관심거리가 아니다.
그들은 민간기업을 휘어잡기 위해 사업승인을 거부하거나 연기하는 등
결재권을 휘두른다.
민간기업은 관료들의 지시를 따를수 밖에 없다.
퇴직한 관료들이 민간기업의 고위 임원으로 임용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민간기업들은 이같은 관료들의 행패에 대한 저항력이 없다.
기업들은 수익성을 따지지 않아도 된다.
관료들이 생산비용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민간기업들의 경쟁력은 요원한 일이 돼버렸다.
글로벌 경쟁과 새로운 시장 참여자가 등장할 수 없기 대문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우선 일본은 과거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일류대학에 들어가고 대기업에 입사한다고 해서 성공적인 생활이 보장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글로벌 마켓에서의 활동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조직시스템도 가족성향을 탈피해 "기능성"을 회복해야 한다.
기업들은 경영혁신에 나서야 한다.
이제는 수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나이에 따라 대우받거나 내부정보를 통제하는 따위의 관행을
버려야 한다.
기업은 체계적인 개혁및 권력분산 등을 통해 관리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특히 관리지향적인 정부-기업 결합체계는 철폐돼야 한다.
관료들은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처럼 심판역할만 맡으면 된다.
일본의 관료들은 마치 오너처럼 행동한다.
그들은 게임 룰도 스스로 만들고 코치도 하고 심판자 역할도 한다.
많은 일본인들은 이같은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회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충격이다.
이를 위해서는 토쿄에 몰려있는 정치적 자본을 분산시켜야 한다.
우리는 관료들 스스로가 더이상 이 사회의 주역이 아닌 심판에 불과하는
생각을 가질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도쿄에서 관료들이 사라지는 날 일본은 또다시 성장할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 LA타임즈 신디케이트 본사 독점 전재 >
-----------------------------------------------------------------------
[ 사카이야 다이치 약력 ]
<> 1935년 일본 오사카 출생
<> 도쿄대 경제학부 졸업
<> 작가이자 경제평론가로 강연
<> 저서 : "지식가치혁명" "What is Japan" "역사로부터의 발상" 등 다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