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팅은 "IMF"이후 이미지가 좋아진 대표적 업종이다.

그동안 헤드헌팅의 첫인상은 "사람도둑"이란 부정적 이미지였다.

그러나 평생직장의 개념이 허물어지고 서구식 능력급제가 부상하면서
헤드헌팅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졌다.

헤드헌팅의 원래 역할은 회사 최고경영자(CEO)를 포함, 임원급 인재를
스카우트해주는 일.전문직 등 고급인력을 비밀리에 구해주는 것이다.

대량취업이나 하위직 인력알선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대량실업사태를 맞고 있는 국내에서는 헤드헌팅이 "실업해소
도우미"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번에 수십명씩 해외에 취업시키거나 기업과 계약을 맺고 수백명의 재취업
알선 서비스를 하는 "IMF형 헤드헌팅업"으로 바빠졌다.

국내 투자 외국기업에 인력을 알선하거나 국내기업에 해외경영진을
스카우트해달라는 의뢰도 IMF이후 늘어난 핫 비즈니스다.

요즘 헤드헌팅업체에는 하루 평균 40~50여통의 구직 구인문의가 쏟아져
IMF이후 바빠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첨단분야 인력 스카우트 전문인 HT컨설팅은 해외취업알선 분야의 선두주자.

지난해말 20여명을 일본 전산직에 취업시키는 등 IMF이후 30여명의 일자리를
해외에서 잡아줬다.

해외에서 HT컨설팅에 들어오는 구인주문은 월 1백명이상.

"영국과 일본에서 각각 월20명씩, 미국에서 60명씩 구해달라는 주문이 이미
들어와 있는 상태"(김낙기 사장)다.

직업을 구해달라는 부탁은 말그대로 "폭주"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에 쌓여있는 이력서는 6천통이상.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후보자의 이력서만도 1천여통이 들어와 있다.

이외에도 하루평균 50여통씩의 구직 희망전화가 걸려온다.

이때문에 그야말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현재 사무실 직원만으로는 소화하기 힘들어 2명정도 충원할 계획이다.

영국 헤드헌팅업체 택 인터내셔널의 한국지사에도 하루 평균 10여통씩
해외취업 문의가 들어온다.

IMF전보다 2~3배가량 급증한 것.

세계 12위의 헤드헌팅업체인 영국 노먼 브로드벤트의 한국지사에도 국내
인력을 알선해 달라는 의뢰가 끊이지 않는다.

현재 1백여명의 전산인력 채용요청이 들어와 있는 상태.

휴먼서어치 역시 최근들어 미국 실리콘밸리나 홍콩 싱가포르 등으로부터
30여명의 인력알선 요청을 받아놓고 있다.

한국투자 외국기업들 역시 헤드헌팅업체들의 주요고객.

특히 외국기업의 국내기업 인수는 헤드헌팅업체에 "특수"를 안겨준다.

합병과 함께 고용까지 승계한다 하더라도 중간관리자 이상 임원들이나
전문직의 경우 외국인 기업에서 요구하는 자질을 갖춘 사람으로 교체하는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카콜라 코리아가 두산의 음료부문을 인수한 이후 국내
헤드헌팅업계에 의뢰한 채용인원만도 줄잡아 1백여명.

이로인해 헤드헌팅 업계에 안겨준 매출만도 3억~4억원에 달한다는게 업계
추산이다.

요즘은 외국계 은행들도 헤드헌팅의 주요고객.국내 금융시스템 마비속에서
외국계은행들이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거나 사업규모를 늘리는 등 공격경영에
나서면서 외환딜러 등 신규인력을 충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나 해외교포 경영인을 국내기업에 영입해달라는 의뢰도 늘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선진경영에 익숙한
경영진을 수혈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최대 헤드헌팅업체인 콘페리가 이 분야에서 가장 적극적인 업체.

2천여명의 재미교포 기업인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전세계
네트워크를 가동, 선진 기업 경영인들의 스카우트 업무를 활발히 진행중이다.

세계 7위업체 미국 워드하웰과 제휴를 맺고 있는 탑경영컨설팅도 외국인
전문경영인을 국내기업에 스카우트해주는 프로젝트를 3~4건 진행중이다.

덕분에 연초보다 20~30%정도 의뢰가 늘어났다.

고강식 탑컨설팅 사장은 최근 열린 워드하웰 전세계 파트너 모임에서
네트워크 강화 전략을 논의하는 등 해외경영전문인에 대한 정보력 보강을
추진중이다.

< 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