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사냥꾼" 헤드헌팅을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이렇다.

말그대로 인재를 스카우트 해주는 일이다.

평생직장 개념이 강했던 국내에서는 이런 헤드헌팅 업무가 부정적 이미지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최근 능력주의 풍토 덕분에 헤드헌팅업이 신종 비즈니스로 각광
받고 있다.

젊은층을 주대상으로 하는 모방송국 드라마에는 헤드헌팅업체 컨설턴트를
직업으로 갖고 있는 주인공이 등장하고 있을 정도다.

헤드헌팅의 정식명칭은 이그제큐티브 서치 펌(Executive Search Firm)이다.

기업의 임원급 경영진을 탐색해 원하는 회사에 채용시켜준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따라서 단순히 일자리를 알선해 주는 일반 직업소개소와는 다르다.

고급 두뇌만 찾아 비밀스럽게 스카우트 해준다는 점이 헤드헌팅의 특징이다.

이달부터 새로 허용된 인재파견업과도 완전히 다르다.

인재파견업체는 자사가 직원들을 직접 채용한뒤 필요한 일반 기업에
임시직으로 공급해준다.

직원들의 소속은 어디까지나 인재파견업체다.

그러나 헤드헌팅은 구인회사에 적당한 인물을 골라 채용시켜주는 일종의
중개업자다.

국내에 헤드헌팅업이 처음 소개된 것은 80년대 중반.

헤드헌팅업체 이용에 익숙한 한국진출 외국업체들의 수요가 생겨나면서
헤드헌팅업이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시장이 개방되고 한국에 진출하는 기업들도 늘어나면서 90년대 중반에
이르러 헤드헌팅은 고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그이후 연간 30%씩 시장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1~2년전부터는 국내기업들도 헤드헌팅 업체의 주요 고객으로 등장했다.

능력위주의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전문가에게 의뢰해 고급두뇌를 찾으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IMF이후에는 실력있고 선진 경영기법에 익숙한 경영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이런 추세는 더 심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 국내 시장규모는 3백억원규모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활동중인 헤드헌팅업체는 70~1백여곳에 달한다는게 업계 추산.

최근들어 헤드헌팅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팩스 한대놓고 1~2명이 운영하는 영세업체다.

간판을 내걸고 제대로 운영되는 전문 헤드헌팅 업체는 20여곳 남짓하다.

압롭인터네셔널, 탑컨설팅, TAO, 노먼브로드벤트, 서울써치, 유니코,
보이든, 휴먼써치 등이 대표적인 예다.

헤드헌팅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우선 임원및 최고경영자(CEO) 등을 스카우트해주는 정통 헤드헌팅이있다.

적임자가 선정될때까지 무기한 서비스를 해주는게 원칙이다.

채용이 성사되면 연봉의 30%정도를 수수료로 받는다.

IBM의 루이스 거스너 회장도 "하이드릭 스트러글"이라는 세계 2위의
헤드헌팅 업체가 스카우트했을 만큼 미국에서는 보편화돼 있다.

그러나 요즘은 부장 과장 등 중간관리자들도 헤드헌팅을 통해 채용하는
사례가 많다.

이 경우에는 기업들이 1개가 아니라 여러 헤드헌팅 업체에 의뢰, 동시에
후보자 물색에 나서게 된다.

최적임자를 찾아 채용시켜주는 헤드헌팅업체에 한해서 연봉의 20%를
수수료로 지불한다.

단순히 기업의 공채업무를 대행해주는 헤드헌팅업체도 있다.

공채업무를 아웃소싱해주는 업체인 셈이다.

이들은 공채 광고에서 이력서 접수및 검토, 면담까지를 총괄적으로 대행한뒤
의뢰기업측에 보고하는 일을 한다.

이밖에 감원하는 기업과 계약을 맺고 해고대상 직원들의 재취업을 알선해
주는 아웃플레이스먼트나 해외에 직장을 알선해주는 일도 헤드헌팅업체들의
업무영역이다.

국내의 경우 헤드헌팅 시장규모가 아직은 크지 않기 때문에 이런 업무를
모두 취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미국, 유럽 등 헤드헌팅 시장규모가 큰 선진국에서는 각 분야별로
특화돼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들어서는 주특기를 개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가장 많은게 정보통신분야 인력 탐색에 중점을 두는 헤드헌팅업체다.

헤드헌팅업체들의 최대 고객인 외국기업들이 이분야의 인력을 찾는 경우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HT컨설팅이 대표적인 예다.

이회사는 80%정도가 정보통신 관련업무다.

서울서치는 사장급에서 평사원까지 한꺼번에 인재를 찾아주는
"토털서비스"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휴먼서치도 최근 실리콘밸리에 인력을 채용시켜주는등 이 분야의 업무에
비중을 두고 있다.

KK컨설팅, 파이오니아컨설팅 등도 정보통신 전문인력을 중점적으로
스카우트해준다.

요즘은 금융분야도 헤드헌팅의 주요 시장이다.

노먼브로드벤트는 외국인 은행출신의 금융전문 컨설턴트등을 활용, 이분야의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

티에이오 코리아도 금융분야 중견간부이상 임원 스카우트가 장기다.

유니코서치는 회계및 경리분야의 전문가 탐색이 특기다.

중간관리자에서 사장급까지 찾아준다.

국내기업 중간 관리자급 4만명 이상이 등록된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다.

유니코는 이밖에 비서직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암롭인터내셔널 코리아 역시 경리및 세일즈 분야의 경력사원을 주로
알선하고 있다.

보이든 코리아는 제약업계 인력채용이 장기다.

특히 영업직 경험이 많은 임원급 스카우트에는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밖에 자동차 엔지니어 확보에 강점을 보이는 곳으로는 탑컨설팅이 있다.

이 회사는 감원대상자들의 재취업을 도와주는 아웃플레이스먼트 분야에서도
선두주자로 꼽힌다.

< 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