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1.아스트라)가 절체절명의 상황을 이기고 극적으로 98 US 여자오픈
우승을 낚아냈다.

그는 7일 새벽(한국시간)미국 위스콘신주 코울러 블랙울프런GC(파71)에서
벌어진 태국계 미국 아마추어 제니 추아시리폰과의 연장전 18홀에서 2오버파
로 동타를 기록했다.

그는 이후 한홀 한홀 경기로 승자를 가리는 서든데스(Sudden Death)에
들어간뒤 두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92홀의 대장정을 승리로 이끌었다.

세계를 놀라게 한 그의 승리는 고난속의 우리 국민에게 희망의 출구를 열어
준 쾌거였다.

그는 IMF 경제위기와 월드컵축구 부진으로 허탈감에 빠진 우리 국민에게
강인한 정신력과 단결된 힘만 있으면 난국을 극복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의 경기는 단순한 스포츠게임 이상의 의미와 감동을 준 휴먼드라마였다.

특히 18번홀에서 볼이 연못옆 러프에 빠진 절망적인 상황에서 신발을 벗고
물속에 들어가 공을 걷어낸 위기극복과정은 "시련이 깊을수록 희망도
커진다"는 진리를 일깨워 줬다.

밤잠을 잊고 지켜본 국민들은 그의 의연한 모습에서 "침체의 늪"으로부터
나라경제를 되살리는 미래의 청사진을 발견했다.

그의 우승은 미국의 자존심이 걸린 대회에서 동양인, 그것도 한국인이 첫
우승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점에서 세계를 경악시킨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구나 미국인 갤러리들이 같은 국적의 추아시리폰에게 일방적인 응원을
보내는 불리한 상황에서 얻은 대역전극이어서 한층 감동깊은 승리였다.

LPGA 투어 진출 첫 해 메이저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2연승을 올린 골프
천재.

박세리는 IMF 원년을 맞은 우리 국민에게 "고통에도 뜻이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 줬다.

그는 우승상금뿐만 아니라 한국과 스폰서인 삼성그룹의 이미지 제고,
관련산업 발전, 무형의 부가가치 등 수천억원대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해
냈다.

그를 두고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상품성이 높은 수출품"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 박세리의 주요기록 ]

<> 역사상 최연소선수로 메이저 2승
<> 53년 대회사상 최연소 우승(20년10개월4일)
->종전:22세5일(캐서린 라코스테, 67년)
<> 동양인 최초의 메이저 2승
<> 14년만의 신인 메이저 2승
->종전:줄리 잉크스터(84년)
<> 사상 최초 신인 메이저 2연승
<> 대외사상 최다홀(92홀) 접전끝 우승
->종전:90홀
<> 7년만의 메이저 연승 및 한시즌 US오픈-LPGA챔피언십 동시석권

< 코울러(미 위스콘신) 김흥구 골프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