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팀의 구단주 제리 레인즈돌프는 몇년
사이에 재산이 10배로 불어났다.

지난 94년 9백20만달러에 산 시카고 불스의 자산가치가 2억달러를 넘어선
덕이다.

마이클 조단이 불스에 재입단하면서 주가가 치솟은 결과다.

마이클 조단이 천재적인 선수여서만은 아니다.

투자자들이 돈을 내거는 "투자대상"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 보면 그는 살아 움직이는 "벤처기업"이다.

유력 경제지인 포천지는 지난달 흥미있는 조사자료를 내놨다.

조단이 NBA에 입장료 수입만으로 매년 최소 1억6천5백만달러를 안겨주고
있다는 것.

뿐만 아니다.

영화, 비디오, 의류, 스포츠 용품, 음료수, 화장품 시장 등에서 그가
창출하는 가치는 이루 헤아리기 힘들다.

손을 대고 등장하는 영화나 광고마다 말 그대로 히트다.

그가 불스에서 올해받게 될 연봉은 3억4천만달러지만 이것은 "벤처기업
조단"이 창출하는 가치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그가 각종 산업에서 만들어내는 가치는 연간 총 1백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조단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산업은 가히 "조단그룹"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스타산업"은 이제 21세기 유망사업으로 확실히 뿌리내렸다.

스포츠 스타 뿐아니다.

모델 영화배우 등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들은 모두 "돈"이다.

이들은 그 자체가 산업이다.

대중적 인기와 재능에 대기업과 투자자들이 거금을 투자한다.

단순히 광고모델이나 판촉행사에 동원하는 것은 옛일이다.

스타를 샀다가 웃돈을 얹어 되팔기도 한다.

영화 같은 작품을 만든뒤 고가에 전매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몽드지는 이를 "스타산업"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프랑스 월드컵이 그 격전장이다.

코카콜라 나이키 아디다스 등은 이번 월드컵에서 신인 스타발굴에만 수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하루에 16만5천프랑(한화 3천5백만원)을 벌어들이는 브라질 축구스타
호나우도는 코카콜라와 나이키 등에서 수입의 대부분을 얻고 있다.

나이키는 축구시장의 터주대감인 아디다스를 따라잡기 위해 천문학적인
액수를 쏟아부어 에릭 칸토나(프랑스) 같은 신인스타를 끌어들이는데 성공
했다.

나이키는 연간 3백80억원의 수입을 올리는 골프천재 타이거 우즈도 잡아
놓고 있다.

스타로 성장할 "유망기업"을 발굴해 재미를 보는 것을 "업"으로 하는
기업도 있다.

세계 27개국에 1천6백명의 간판급 스타들을 거느리고 있는 IMG그룹이
대표적이다.

세계최대 규모의 연예-스타기업인 IMG는 스타들을 기업들에 연계시켜
주며 수익을 올린다.

값싼 "상품"을 갈고닦아 비싸게 만드는게 본업이다.

요즘에는 골프와 테니스 선수들에게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오는 2010년의 그랜드 슬램 주역을 만든다는게 목표다.

모델산업도 핵심중 하나다.

슈퍼모델의 산실로 유명한 독일의 모델 에이전시 "모델 매니지먼트".

이곳에는 현재 클라우디아 쉬퍼와 카렌 멀더 등이 소속돼 있다.

쉬퍼는 최근 프랑스 시트로앵 신차인 "사라"의 충격테스트에 모델로 나와
한번에 6백만프랑(약 13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몸매 그 자체가 바로 기업이다.

에이전시는 뒤에서 "관리비"를 챙긴다.

웬만한 대기업과 맞먹는 순익을 올리는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자
조지 루카스, TV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도 그 자신이 "기업"이자 "투자대상"
이다.

스타산업은 이제 주먹들의 뒷거래로 이루어지는 그늘산업이 아니다.

떠오르는 유망산업이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