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불법적인 계엄령을 내린 사실에 분노해 나라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김모 씨(17)는 “학교 수업을 빠지고 인천에서 새벽 첫차를 타고 서울로 왔다”며 이렇게 말했다.4일 오전 9시께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은 전날 밤부터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가 한창이었다. 국회의사당 직원들은 “윤석열을 체포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를 지나 출근길에 올랐다. 경찰은 입구에서 신분증과 출입증을 확인하며 출입을 통제했다.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은 “윤석열 퇴진”, “즉각 체포” 등의 구호가 적힌 푯말을 들고 있었다. 시민 이모 씨는 “어제 뉴스를 보고 참담했다”며, “전두환 시절도 아니고 2024년에 어떻게 계엄령이 선포될 수 있는지 충격을 받았다”고 눈물을 글썽였다.이날 집회는 시민단체 촛불행동이 주도했다. 촛불행동 집행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곳에서 범국민농성을 시작한다”며, “국회가 윤석열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킬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촛불행동은 오는 6일까지 농성을 계속할 계획이다.집회에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10여명도 참여했다. 대진연 관계자는 확성기를 들고 “국회는 윤석열 대통령이 추가로 계엄령을 선포하지 못하도록 즉각 탄핵해 업무를 중지시켜야 한다”며, “올해 안에 반드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도록 대학생들이 더 뜨겁게 투쟁하겠다”고 외쳤다.외국인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워킹홀리데이로 한국에 왔다는 독일인 조슈아 네트(Joshua Nette·29) 씨는 “민주주의 수호라는 중요한 목적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로 한국이 발칵 뒤집어졌다. 이번 계엄 선포는 1979년 10월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이후 45년 만이자, 1987년 민주화 이후 초유의 사태다. "현대 민주주의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결정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오는 윤 대통령의 계엄에 수험생들도 촉각을 곤두세웠다.4일 고3, 예비 수험생들이 주로 모여 활동하는 대학 입시 커뮤니티 '수만휘', '오르비' 등에서 수험생들은 "한국사에 분량 하나 추가되는 거냐", "계엄이라니 한국사 책에서만 보던 걸 직접 겪게 될 줄이야", "다음 주 면접 보러 서울 올라가야 하는 데 지장 있을까" 등 계엄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특히 '이번 계엄이 가지는 의미는 참 많네요'라는 글을 올린 수험생은 "갑신정변보다도 짧은 최단 시간 계엄령, 21세기 동아시아 최초의 계엄, 헌정사상 40여년 만에 돌아온 계엄, 헌정사상 만장일치로 해제된 계엄"이라며 "진짜 벼랑 끝에 몰려 칼이라도 뽑아 무라도 썰어보겠다는 의지. 여러모로 많은 의미를 가진다"고 봤다.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10시 25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이날 오전 1시께 국회의 무력화에 이어 4시 27분께 계엄령을 해제했다. 윤 대통령의 발표 이후 정부는 오전 4시 30분 국무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안'을 의결했다.우리나라에서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은 1979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서거한 10·26 사건 이후 45년 만이다. 계엄법에 따르면 비상계엄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때 적과 교전 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돼 행정 및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해제 사태' 이후 사회적 대화 참여를 전면 재검토한다. 한국노총은 4일 오전 긴급 상임집행위원회를 개최해 사회적 대화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전체 중앙집행위 회의를 열고 최종적으로 사회적 대화 참여 지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한국노총 관계자는 "만약 윤석열 정권 퇴진이 결의된다면 대화 상대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대화가 의미가 없어지니 정부가 포함된 사회적 대화는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일단 한국노총은 이날 개최될 예정이었던 경제사회노동위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특별위원회 6차 전문위원회'에 불참할 예정이다.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경총이 주최하는 제1회 안전문화혁신대상 시상식과 대한산업안전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식 불참을 통보했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한국서부발전노조도 이날 참석이 예정됐던 제1차 산업전환고용안정전문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총연맹에서 계엄 사태 직후 참여 재고를 당부했고 노조들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이 참여를 재검토하고 있는 경사노위는 노동계, 경영계, 정부가 한 자리에서 만나 각종 노동현안을 다루기 위해 마련된 기구다. 현재 국내 유일한 사회적 대화 기구로 60세 이상 계속고용, 근로시간 개편 등 시급한 주제가 논의되는 중이다. 민주노총이 1999년부터 사회적 대화에 불참하면서 한국노총만이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다. 유일한 노동계 참여자인 한국노총이 참여를 거부하면 사회적 대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