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이 해체되면서 대규모 부실채권을 떠안은 계열기업이 같은 계열사를
상대로 법정소송까지 불사하고 있다.

거평그룹 계열사인 새한종합금융은 8일 거평시그네틱스를 상대로
3백90여억원을 돌려달라며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새한종금은 소장에서 "새한종금에 갚아야 할 돈이 있는 거평산업개발과
거평파이낸스가 거평시그네틱스의 주식을 싯가보다 훨씬 비싼 값을 주고
사들인 뒤 부도를 냈다"며 "부당거래로 이익을 본 거평시그네틱스는 부당
이득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한종금은 지난 1월 거평파이낸스 거평산업개발등에 중장기자금으로 각각
1백85억원과 1백억원을 대출해줬다.

또 이들 두회사에 대해 총 3백50억원상당의 어음을 할인해주면서 새한종금의
총 채권규모는 6백35억원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거평파이낸스와 거평산업개발은 지난 5월 최종 부도처리돼
새한종금의 채권이 공중에 떠버렸다.

새한종금은 총 채권 6백35억원중 이들 두회사와 거평시그네틱스간의
주식거래로 발생한 부당이익금중 3백90억원을 돌려달라는 것이다.

당시 거평파이낸스와 거평산업개발은 그룹기획조정실의 지시로 거평
시그네틱스가 보유한 새한종금 대한중석등 계열사 보유주식을 당시 주식시장
싯가보다 16배나 높은 값에 사들였다고 새한종금은 밝혔다.

거평시그네틱스측은 이에대해 "올초 외자유치를 협의하던 대만의 모 기업에
계열사 주식처리를 요구해 취득가로 판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새한종금은 현재 대규모 부실채권의 미회수 등으로 영업정지 상태이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