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상을 오랫동안 유지하려면 세련된 매너와 에티켓이 필요하다"

박세리의 메이저2연승은 그 자체가 골프역사의 한 장이다.

하지만 박에게는 시작일 뿐이다.

박은 앞으로 10~20년은 미국LPGA투어에서 활약해야 할 몸이다.

박이 롱런하는데 1차적으로 필요한 것은 출중한 기량이다.

그런데 기량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매너와 에티켓이다.

골프이기 때문에 그렇고 명실상부한 세계최고의 골퍼로 대접받기 위해
그렇다.

박을 후원하는 삼성의 이건희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세계에 생중계된 98US여자오픈 연장전은 박의 투혼을 보여주는 장면도
압권이었지만 매너상 아쉬운 점도 있었다.

경기를 본 미국인들은 골프전문유선방송 "골프채널"에 박의 매너와 관련해
많은 의견을 보내왔다고 한다.

박의 활동무대는 미국이다.

인종적 편견도 다소 있었겠지만 LPGA에서 롱런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시각을
존중해야 하고 비판을 경청해야 한다.

아쉬운 장면을 짚어본다.

<>.박세리는 연장전 18번홀에서 티샷이 워터해저드에 떨어졌을때 다음샷을
하는데 14분가량을 소요했다.

양말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가 샷을 하는데 어느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

그러나 14분은 너무했다는 지적이 있다.

미국의 한 시청자는 "아무리 연장전이라도 해도 골프는 규칙도 없느냐"고
했다.

그중에는 박의 이같은 시간지체로 동반자가 리듬을 뺏기지 않았냐는 견해도
있었다.

<>.제니 추아시리폰이 트리플보기를 범한 6번홀(1백59야드)상황도 많이
거론됐다.

그의 티샷은 워터해저드내 긴풀속에 떨어졌다.

그와 캐디는 3분정도 볼을 찾다가 그만두고 해저드내분실처리를 했다.

연장전 상황에서도 규칙(제한시간 5분)을 지킨 것.

당시 그린에 머물렀던 박세리의 자세는 조금 아쉬웠다.

티샷을 홀컵2m옆에 떨어뜨린 박은 추아시리폰이 볼을 찾는데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았을까.

아무리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상황이라도 해도 그것이 골퍼의 도리다.

< 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