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의 결단과 파트너에게 신뢰를 주는게 외자를 유치하는데 가장
중요하다"

최근 캐나다 아비티비콜솔리데이티드와 노르웨이 노르스케스코그 등과
3자합작법인을 세워 전주공장 등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10억달러의 외자를
조달한 한솔제지 차동천대표는 외자유치의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한솔은 올초 외국인투자가를 위해 회계 영업 생산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제공하는 데이터룸을 설치했다.

그룹차원에서 외자를 유치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투자에 관심이 있는 6개사와 개별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큰 진전이 없었다고 한다.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51%의 지분을 유지하려다 보니 투자자들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차대표는 소개했다.

지분매각뿐 아니라 해외증권 등 주식연계채권을 발행하기도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제지사업을 유지하면서 대규모 외자를 끌어들이는 방안으로 3자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공장매각이라는 묘수를 냈다.

그러자 협상에 속도가 붙었다.

한솔측에서는 조동길 부회장이, 투자회사들은 회장들이 직접 나서 협상을
벌여 1개월만에 결론을 냈다고 차대표는 소개했다.

"경영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지주회사가 공장을 인수하면 예전처럼
한솔이 전주공장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차대표는 밝혔다.

갖은 노력끝에 거액의 외자를 조달하는데 성공했지만 한솔입장에서 걱정이
없지 않다.

"9월께 들어오는 달러를 금융권에서 앞다퉈 가져가면 오히려 그룹구조
조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은행권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솔은 이번 외자도입으로 그룹의 부채비율이 현재의 4백%에서 2백3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주회사가 신호 청원공장을 함께 인수하는데 따른 독과점문제는
정부당국과 협의를 통해 풀어갈 계획이다.

차대표는 "기업들이 외자를 유치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며 "원하는
기업에 한솔의 외자도입노하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