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의 사이폴-엔(성분명 사이클로스포린)은 신장 심장 간 폐 췌장 골수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들이라면 평생 복용해야 하는 필수 의약품이다.

종근당은 지난해 5천만달러어치의 의약품을 수출했고 올해는 원화절하의
호기를 이용해 7천만달러어치 이상의 의약품을 수출할 계획이다.

수출품목중에서도 사이폴-엔은 이 회사의 간판 전문의약품이자 수출유망
품목으로 손꼽힌다.

이 제품은 지난 96년 하반기 생산허가를 취득해 7천달러어치를 처음
수출한후 지난해에는 1백77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올해는 급격한 국내외 경기 변화와 사이폴-엔의 기술수출협상문제로 수출
목표치를 확정하진 못했지만 연간 7톤의 원료 및 완제의약품을 생산한다는
목표아래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사이클로스포린을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전공정 자체생산하는
기업은 스위스의 다국적 제약업체인 노바티스와 종근당 두곳 뿐이다.

종근당은 창업이후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 및 합성기술에서 오랜 노하우를
쌓아왔다.

종근당은 지난 92년 토양에서 사이클로스포린을 다량 생산하는 "CKD461"
개량균주를 개발했고 93년에는 이를 바탕으로 발효 및 대량생산 공정기법을
확립했다.

최초제품인 사이폴이 KT(과학기술처 신기술인정)마크를 받았고 장은기술상
대상을 받았다.

또 미식품의약국(FDA)에 의약품원료등록을 마쳐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
수출길을 텄다.

이후 이를 개량한 사이폴-엔이 지난해 2월 출시돼 노바티스와 국내외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이폴-엔은 약물입자가 마이크로에멀젼 상태로 만들어져 흡수율 변동없이
체내에서 균등하게 흡수된다.

타사의 어떤 사이클로스포린 성분의 제품과 비교해도 동등한 약효(생체
이용률)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제품의 유효성에 20~30% 낮은 가격은 종근당의 국제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있다.

최근엔 몇몇 거대 다국적 제약기업이 사이폴-엔의 제조기술과 판권을
인수하겠다고 줄다리기를 할 정도다.

종근당은 골리앗과 같은 거대 다국적 기업에 비하면 해외마케팅력이나
기업의 국제인지도에서 크게 밀린다.

하지만 한발 앞선 주력생산품 설정, 전공정 자체생산, 우수한 약효와
가격경쟁력으로 당당히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