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백석동 외국인전용공단에 위치한 자동차용 키세트메이커 후프코리아
(대표 이동승).

이 회사는 자동차부품업체로서의 성장 준거모델이 될 만한 몇가지 특징적
면모를 갖추고 있어 관심을 끈다.

우선 해외 거래선 뚫기가 쉽지 않은 자동차 부품을 전량 수출하는 국내
유일의 업체이다.

내수에만 의존해온 국내 대다수 부품업체들이 국내 자동차경기 위축으로
공장가동률이 50% 선으로 떨어진 상황과는 달리 후프는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3대 자동차메이커의 QS9000인증을
획득할 정도로 기술.품질경영 체제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67억원.

네덜란드 네드카의 볼보(70%) 미쓰비시(10%), 호주의 GM홀덴(20%) 등이
공급처다.

설립한 지 3년 밖에 안된 회사가 어떻게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

건실한 파트너를 만나 성공적으로 합작제휴한 것이 그 배경.

후프코리아는 지난 95년 세계 최대의 키세트메이커인 독일 후프그룹과
이동승 사장이 자본금 5억원을 51대 49의 지분으로 설립했다.

이 사장은 만도기계 등 자동차부품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해외통.

후프측은 그의 성실함과 신뢰도를 보고 합작을 흔쾌히 수락했던 것이다.

이후 후프측은 경영을 이 사장에게 일임한 채 후프코리아를 전폭적으로
밀어주었다.

"독일 본사에서 받은 오더를 한국에 넘겨주어 후프코리아가 시장개척
등에 신경쓰지 않고 고품질 유지에만 전념토록 배려했다"고 이 사장은
말했다.

후프그룹은 벤츠 GM BMW 포드 닛산 재규어 등 세계 굴지의 메이커들에
공급하고 있어 후프코리아의 거래선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후프코리아가 생산하는 키세트는 크립토 트랜스폰더라는 일종의 기억소자를
키 내에 장착하는 차세대 잠금장치.

트랜스폰드가 장착된 키를 자동차에 삽입하면 키가 임의의 값을 엔진제어
시스템(EMS)에 보내면서 EMS와 키가 각각 새로운 숫자를 형성, 이 두 값이
일치했을 때에만 작동한다.

동일한 키가 나올 확률은 10억개 중 하나 정도여서 자동차 도난을 완벽히
방지할 수 있다.

이 회사의 올해 매출목표는 1천만달러(1백40억원).

내년께는 키세트에 도어래치를 연결하는 모듈제품을 생산하고 스티어링컬럼
라인도 설치, 2000년부터 공급해 매출 2백% 신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