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돌파구를 찾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IMF 한파를 수출로 헤쳐나가겠다는 생존전략이다.

중소기업 수출이 지난 2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소기업 수출은 2월에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1%, 3월 10.0%, 4월
8.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소기업의 수출증대 노력은 신규시장 개척으로 이어진다.

아시아 금융위기는 아시아 일변도인 한국기업의 수출지역을 다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중소기업들은 올들어 유럽 중동 중남미지역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대구지역 직물업체들은 터키에 폴리에스터제품을 집중 수출하고있다.

고려섬유는 주력품목인 스판덱스를 홍콩쪽에 수출해왔으나 올해는 대홍콩
수출물량을 전체의 5%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대신 유럽에 절반가량을 수출할 방침이다.

신무림제지도 브라질 등 남미에 연간 1천2백만달러규모의 아트지를
수출키로하는 계약을 맺었다.

중소기업들의 해외전시회참가 열기도 뜨겁다.

사무용 의자 제조업체인 무성의 김동판 전무는 "IMF사태 이후 개별
해외출장은 물론 웬만한 해외전시회나 시장개척단에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독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들어 독일에서 열린 하노버박람회 등 10여개
전시회에 참가한 한국기업은 50여개사로 작년보다 30%가량 늘었다.

공동브랜드로 해외영업에 나서는 중소기업도 있다.

서일전기 삼광조명 등 경기도 부천시 소재 조명 및 전기관련 8개사는
"데이타임"이란 공동상표로 국내외 시장공략에 나섰다.

지난 4월말 이들이 공동 설립한 법인(데이타임)은 수출구매상담회 등
각종 수출관련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브랜드로 해외마케팅을 하는 일류화기업들에
해외전시회참가지원과 인터넷광고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탁월한 기술을 바탕으로 수출시장을 뚫고있는 중소기업도 하나둘씩 늘고
있다.

한솔파택이 코에 붙이는 원터치 코팩을 미국에 4백만달러어치 수출키로
한 것은 기술력을 인정받아서다.

한솔코팩은 노폐물 제거 효능과 편리성이 뛰어나다.

금호전기는 최근 원적외선 형광램프 등을 잇따라 선보여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적외선 형광램프의 경우 브라질 대만 등의 바이어와 2백만달러어치의
수출상담을 진행중이다.

품질과 신뢰구축으로 수출을 늘려가는 중소기업도 있다.

의류업체인 미래와 사람이 대표적인 사례.

작년 한햇동안 바이어로부터 한번도 클레임을 받아본 적이 없을 정도다.

올초 빅바이어인 미국의 월마트로부터 97년 벤더로 뽑힌 것도 이때문이다.

이 회사의 올 수출목표는 7천5백만달러로 작년 실적보다 66% 증가한
수치다.

인터넷을 통해 해외시장공략에 나서는 중소기업도 많아졌다.

작년 6월부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운영중인 "중소기업 수출상품
인터넷거래알선시스템"에 가입한 업체는 2천6백여개사.

지난 3월이후 가입기업이 평소의 2배인 20~25개사로 늘었다.

양말업체인 공작섬유는 인터넷으로 접속한 프랑스의 스포츠 의류업체와
협상을 벌여 수출활로를 거의 다 뚫었다.

중소기업에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수출길을 여는 좋은 방법이다.

학산은 특수화 개발을 통해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나이키처럼 다양한 스포츠화를 갖추고 시즌별로 디자인을 교체하기 위해선
대규모 매체광고를 해야하는등 중소기업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게 한둘이
아니다.

따라서 에어백구두 스키부츠 등 특화상품으로 소비자 구매동기를 자극해
수출오더를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밖에 무역전문가들은 양판점 등 현지유통망을 활용해 안정적인 오더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텐트업체인 진웅이 세계 제1의 텐트 수출업체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미국
유통회사를 공략했던게 주효했기 때문이다.

또 선진국 업체와 자본 및 기술분야에서 전략적으로 제휴해 해외마케팅에서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완제품 수출을 위해선 제품디자인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