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노사정위원회(위원장 김원기)에서 탈퇴할 움직임을 보여 이
위원회가 좌초될 위기를 맞고있다.

한국노총(위원장 박인상)의 최대열 홍보국장은 8일 "최근 정부가 발표한
공기업민영화 계획이나 부실은행 퇴출 과정을 보면 노사정위는 더 이상
존재의미가 없다"면서 "강도높은 장외투쟁을 벌이기 위해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하기로 내부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최국장은 "늦어도 내주중으로 산별노조대표자회의를 소집, 노사정위
탈퇴를 공식 의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과 공공부문은 사실상 한국노총을 받쳐주는
양대기둥이어서 이 부문 구조조정에 한국노총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관련, 노총은 정부의 일방적인 공기업 민영화 조치에 반발해 7일 오후
열린 노사정위 산하 공공부문구조조정특위 회의에 불참했다.

민주노총(위원장 이갑용)도 최근 성명서를 통해 "노.사.정 합의없는 금융
공공부문의 일방적 구조조정을 절대 반대한다"며 "지금과 같이 2기 노사정
위원회를 구조조정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킨다면 당장 해체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노동부관계자는 "영구탈퇴인지, 일시적 탈퇴인지, 아니면 강도높은
투쟁의지표시인지 진의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탈퇴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가 참여하지 않아도 위원회는 계속 운영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오는 12일 대규모 공동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양 노총이 노사정위에서
탈퇴,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나설 경우 경제 사회 전반에 엄청난 혼란이
예상된다.

< 김광현 기자 k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