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주방용품 업체인 셰프라인(대표 김명석)이 본격적인 회생 단계에
들어섰다.

지난해 12월 부도를 낸 이 회사는 자사와 계열사의 잇단 화의인가
결정과 수출호조로 재기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직후 금융시장 혼란으로 부채비율 1백97%의
건실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흑자도산한 중견기업이 채권자들의
도움과 수출확대로 다시 일어서고 있는 것이다.

충남 예산에 아시아 최대의 주방용기 생산공장(연간 36만피스)을
가동중인 셰프라인금속은 지난 8일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으로부터
화의인가 결정을 받았다.

이는 총채권자수의 95.85%가 동의해 이뤄졌다.

화의조건은 3년거치 5년분할 상환에 이자율은 담보유무에 따라 8.5~
11.5%로 결정됐다.

이에앞서 지난 4월에는 모기업인 셰프라인이 화의인가결정을 받았고
생활용품 유통업체인 탑스리빙도 10일께 화의인가 결정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탑스리빙은 이미 지난달 20일자로 셰프라인금속에 합병된 상태.

여기에 수출 전문기업으로의 성공적인 변신이 셰프라인의 앞날을 밝게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들어 5월까지 7백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추가로 7백만달러의 수출주문까지 확보해둔 상태다.

이에따라 올해 수출액은 지난해(1천3백만달러)의 2배를 훨씬 웃도는
3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시장 매출이 지난해의 40%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과는 대조된다.

이에따라 내수와 수출비중도 지난해의 6대 4에서 올해엔 3대 7로
역전될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봤다.

수출호조는 공장 가동률의 회복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도직후 40%까지 추락한 가동률은 올 3월들어 80%수준으로 회복됐다.

수출급증은 물론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스텐레스등 원자재를 국내에서 조달한 탓에 원가 인상 부담도 덜했다.

올들어 3개 국제전시회에 참가하는등 수출총력전에 돌입한 효과가
가시화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도 이후 직원을 6백명에서 4백명으로 줄였지만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판매법인 인력은 오히려 늘렸다.

미주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올해부터는 미주와 함께 동구권과 러시아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한편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공장의 경우 저가품으로 특화, 동남아시장을
집중공략키로 했다.

셰프라인은 내수부진 타개에도 힘쓰고 있다.

이를위해 부실매장을 10여곳 정리하고 LG마트등 할인점들과의 거래를
늘리는등 유통망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열전도성이 좋으면서 음식물이 눌러붙지 않는 신소재 클래드메탈을
개발, 이를 이용한 주방용기를 지난 4월부터 시판한 것도내수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