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전경련의 권고안을 받아들여 임원직명 변경에 잇달아 나선다.

그러나 일부 회사들은 과거 직명을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어서 권고안이
오히려 혼선을 초래할 가능성도 높다.

LG는 이사회에 참여치않는 이사와 이사대우의 호칭을 상무보로 바꾸는 등
다음달 1일부터 임원호칭을 변경키로 했다고 9일 밝혔다.

LG는 전경련의 임원호칭변경안을 받아들여 이사라는 말은 사외이사를
포함해 이사회에 참여하는 임원들만 지칭토록 했다.

또 전무이사나 상무이사는 각각 전무와 상무로 호칭을 변경키로
했다.

금호도 다음달부터 이같은 전경련의 권고안을 따르기로 했다.

이에 앞서 SK는 이달초부터 권고안대로 직명을 개정했다.

이밖에 현대 대우 등도 임원직명 개정을 검토 중이고 삼성은 그룹차원의
구조조정과 인원조정 작업이 일단락 된 뒤 이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경우는 업무상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일본 롯데와
직명을 통일하기 위해 예전 직명체계를 그대로 사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같은 "이사"라도 권고안을 도입한 LG SK 금호 등과 예전
직명체계를 바꾸지 않은 기업 등 소속사에 따라 그 의미가 크게
달라지게 됐다.

더욱이 전경련은 장기적으로 상무보 직명도 없애고 사장 부사장
다음에는 전무 상무 또는 상무 한 직함만을 두는 식으로 직급체계를
단순화할 것을 권하고 있어 일부 기업이 이를 따를 경우 직명을
둘러싼 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집행임원 중 최하위직인 이사와 상법상 이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이사는 엄격히 의미가 다른 만큼 지금은 다소 혼선이
있더라도 결국은 모든 그룹들이 전경련 권고안에 따르게 될 것이며
그것이 국제기준과도 부합된다"고 말했다.

윤진식 기자 jsyoon@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