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간 외화자금거래가 안된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외화 현물시장에서 하루평균 거래되는 규모는
7억8천만달러(7일 현재)로 지난6월 평균 12억-13억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은행 퇴출이 결정된 직후인 지난2일에는 9억4천만달러으로 감소했으며
6일에는 7억7천만달러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외화거래 감소세에 대해 금융계에선 구조조정과 함께 신용경색
현상이 빚어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외화유동성 부족을 겪는 금융기관에 대해 외화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원인중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따라 원-달러 환율이 9일 한때 연중최저치를 기록하는 전체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간의 달러유동성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외화유동성이 풍부한 일부 은행은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체 보유하는
경우가 늘고있다.

불가피하게 대출을 하더라도 만기가 최대 일주일을 넘기지않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홍콩지역 금융기관에 5.6%정도인 리보(런던은행간 금리)
보다 낮은 금리로 외화대출을 해주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발 종금사 외환데스크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금융기관에
서로가 믿지 못하는 현상이 빚어져 우량은행들 끼리도 외화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국내 모든 금융기관중 자기신용만으로 해외차입을
할 수 있는 곳을 찾기 힘든 만큼 거주자 외화예금만으로 버티는 은행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