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한파는 수많은 소자본 사업자를 도산의 나락으로
내몰았지만 새로운 창업의 토양을 마련했다.

불황을 먹고 성장하는 신종사업이 불모지대에서 싹을 틔운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각종 생활용품을 수리해주거나 중고를 되파는 "리사이클링
사업"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중고용품의 재활용비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편이지만 IMF여파로 알뜰소비족이 늘면서 관련 사업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현재 리사이클링 사업이 제일 활발한 곳은 중고컴퓨터시장.

중고PC를 헐값에 사 잘 수리한 다음 적절한 마진을 남기고 파는 중고PC
전문점이 IMF한파덕을 가장 많이 보고 있다.

지난해 연말이후 매매실적이 예전의 5~6배까지 뛰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추정이다.

컴퓨터외에도 헌구두를 새구두로 재생시켜주는 구두세탁소, 가방수선점,
빈병인테리어점 등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버리기에는 너무 값지고 아까운
중고의류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 홍익대 부근에 문을 열었다.

최근 1~2년사이에 등장한 리사이클업은 과거 어두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밝고 이색적인 매장연출로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있다.

각종 생활용품을 싸게 파는 할인점 사업도 붐을 이루고 있다.

주방용품 소형가전제품 팬시류 침장류를 한곳에 모아 놓고 파는 지역밀착형
할인점포에서부터 대형 할인점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할인점이 유통시장에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할인점은 시중가격보다 최고 60%가량 싼 값에 물건을 내놓고 있어
알뜰주부나 각종 혼수품을 장만하려는 예비신부들의 발길이 끊이지않고 있다.

기업의 경비절감추세에 맞춰 각종 사무용품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복합할인 사무용품점도 인기다.

이곳은 일반사무용품(필기구,노트북) 사무용기기(제본기,천공기) 컴퓨터용품
(디스켓,보안기) CD류 잡화(종이컵) 등 모두 13종류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각종 할인점들은 중간상인을 배제한 직거래를 통해 유통마진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

지역별로 가맹점을 두고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할인혜택을 주는 할인카드와
쿠폰 서비스업도 IMF형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할인카드서비스의 회원이 되면 가맹점이용시 취급상품을 평균 1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이 사업으로 짭짤한 재미를 본 대표적인 업체는 이창희 할인서비스이다.

한동안 인식부족으로 외면당했던 쿠폰도 알뜰주부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쿠폰을 모으면 즉석 할인혜택은 물론 생활에 필요한 각종 사은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일상적인 관리업무를 외부용역으로 대체하는 아웃소싱작업이
봇물을 이루면서 각종 업무대행업이 신업태로 등장했다.

개인비서대행과 홍보대행업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일본에서 재미를 본 주식회사 총무부 같은 업체도
조만간 등장할 전망이다.

이밖에 문서정리대행업,마케팅대행업도 주목받는 신종 대행업이다.

업무대행업과 함께 실업관련사업도 재미를 보고 있다.

재취업을 위한 교육사업이나 인력중개알선업이 이 분야의 대표적 사업이다.

IMF이후 제조업체의 부도가 속출하면서 재고를 대신 처리해주는 일명
"땡처리"업체도 유망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사업은 부도업체로부터 물건을 싸게 사들인뒤 적절한 마진을 붙여
되파는 것이다.

마진폭이 적게는 50%에서 최고 90%에 이른다.

재고품을 맡긴 업체는 물건을 팔아치워 좋고 소비자는 아무런 하자없는
물건을 파격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창업비용이 수백만원에 불과한 인터넷비즈니스도 소호사업붐에 편승,
호황을 맞고 있다.

인터넷경매점 인터넷서점 인터넷정보가공서비스업 등이 그런 것들이다.

인터넷 경매업체는 불과 1년만에 1백개이상 생겨났다.

이들 업체는 신상품도 취급하고 있지만 회원간 중고품거래에 주력하고 있다.

PC와 인터넷을 통해 가상공간에서 강의가 이뤄지는 사이버 학원사업도
미래형 교육사업으로 부상했다.

이 분야의 선구자는 (주)생각하는 사람들의 "지구촌 사이버학교".

이 업체는 초.중등학생과 직장인을 상대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올들어 급변하는 노동시장환경을 배경으로 필요한 인력을 기업에 알선해주는
헤드헌팅업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해당업체들은 감원선풍으로 대기업에서 밀려난 유능한 인재들을 중소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셀프서비스형 사업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셀프커피전문점에 이어 셀프세차장 셀프주유소 셀프형 횟집 셀프세탁소
셀프 샐러드바 등 전업종의 틈새시장을 파고 드는 추세다.

셀프사업은 점주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소비자는 가격인하혜택을
누릴 수 있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각종 가사일을 대행해주는 사업도 생겨났다.

각종 음식을 신속하게 배달해주는 배달전문 레스토랑과 가사대행업
청소대행업 쇼핑대행업 택배업 등이 성업중이다.

게임사업이나 스트레스 해소방과 같은 오락사업도 고객이 늘었다.

생활이 어려워질수록 스트레스를 해소할 곳이 필요한 탓이다.

우리보다 불황이 먼저 찾아왔던 일본의 경우도 시내중심가에 가장 많이
들어선 것이 게임센터와 같은 오락실이다.

불필요한 것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자신의 필요한 부분만을 주문하는 맞춤형
비즈니스도 호황을 맞고 있다.

주문가구점 맞춤여행업 맞춤컴퓨터판매점 맞춤주택업 등이 그것이다.

이 사업들은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불황을 극복하고 있다.

이밖에 어린이관련 비즈니스는 IMF한파속에서도 여전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다른 비용은 줄여도 자식의 양육에 투자되는 돈은 여전히 아끼지 않는
부모들의 심리탓이다.

컴퓨터 학원, 컴퓨터 공부방, 어린이 영어학원 등은 매출이 꾸준한 편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 서명림 기자 mrs@ >

[[ IMF형 유망사업 ]]

<>가격할인

-사업배경 : 실질소득감소로 인한 구매력 약화, 이에 따라 검소한
생활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아이템 : 중고품체인점, 사무용품 할인점, 헌책방 체인점, 중고품
백화점

<>사업지원(아웃소싱)

-사업배경 : 기업들은 효율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외부자원을 활용하기 시작한다.

-아이템 : 헤드헌터업, 전직 서비스업, 소규모 사업 컨설팅업,
업무대행업

<>생활지원

-사업배경 : 업무량의 증가와 여성의 사회진출 등으로 개인을 대상으로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서비스가 활기를 띠게 된다.

-아이템 : 육아지원업, 직장탁아소 사업, 구직활동 지원업

<>스트레스 해소

-사업배경 : 산업구조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각 경제주체들은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아이템 : 섹스어필 레스토랑, 하이테크 테마파크, 아로마세라피 살롱,
퀵 마사지 전문점

<>지식정보화

-사업배경 : 유형의 지원 대신에 무형의 지식과 정보가 중요한 자원이
되는 시대가 도래함으로써 지식과 정보를 부가한 상품과
서비스가 판매된다

-아이템 : 중소기업 정보제공업, 사이버 컴퓨터점, 인터넷 카드숍,
가상시장조사업, 사이버 슈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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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제공 : 한국벤처창업연구원 (02) 501-200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