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두표 < 한국관광공사 사장 >

IMF 한파에 고개숙인 가장들이 부쩍 늘어가고 있다.

기업의 구조조정과 퇴출이 진행되는 가운데 고용의 불안은 더욱 가속돼
금년말에는 실업인구가 2백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있다.

일거리의 창출이 정부의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 각계에서
아이디어와 방법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단기적인 희망이나 미봉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입장에서 산업의 구조조정과 맞물리는 접근이 더 확실하고 항구적일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관광산업 육성이 IMF 실업의 첩경임을 밝혀 두고 싶다.

전문가들은 IMF 구제금융의 여파를 결코 단기에 회복하기 어려운 과제로
보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좀더 근본적인 활로의 모색이 필요하다.

차제에 지방 경제의 활성화를 관광산업의 육성에서 역점을 두어 찾으면서
관련 실업문제도 같이 풀어가도록 하자는 것이다.

대규모 공장을 짓는 투자가 요구되지도 않고, 고급 두뇌로 인한 고임금이
필요하지도 않으며, 서울이나 대도시의 인구과밀을 초래할 가능성과
지역감정, 환경오염, 오존경보를 초래할 부작용은 더욱 없다.

게다가 님비현상이 있는 것도 아닌 관광산업이 자리 잡게 되면 어떤 다른
산업보다 고용효과및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관광이 이렇게 고용효과가 높은 이유는 노동집약 서비스 산업이기 때문이다.

기계문명, 경영기술의 발달로 자동화, 기계화가 인력을 대체해 오히려
고용을 줄이고 있으나 관광산업은 철저하게 친절하고 따뜻한 인적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

숙박에 따른 객실관리, 입맛에 맞는 음식의 제공, 이동에 따른 휴식,
즐거움과 재창조를 번갈아 균형있게 제공하는 관광산업은 기계화가 거의
불가능하고 철저하게 사람의 손에 의지하는 인적 서비스인 것이다.

또한 관광산업은 그 규모가 대부분 영세성과 소규모의 가내수공업 형태인
점이 또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가지고 고용을 더 창출하고 있다는 잇점이
있고 영업장의 위치가 도시뿐 아니라 농촌에도 있고 또 관광자원에 따라
전국에 분산돼 있어서 지역주민에게 고용의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세계 각국은 관광을 통한 직업 창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세계관광협의회(WITC)의 집계에 따르면 96년도에 관광산업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일하고 있는 인구는 세계인구의 10.5%인 2억5천5백만명으로
집계되고 있어 고용인구의 9명중 1명이 관광산업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와이의 경우 고용인구 3명중 1명이 관광관련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고
오스트리아, 스위스도 관광분야에 5명중 1명이 고용되어 있으며 미국도 8명중
1명이 관광관련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5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와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천혜의
관광자원으로 주어져 있다.

우리의 관광자원들을 잘 다듬고 포장해 상품화할 경우 시장은 넓다고 본다.

일본 중국 동남아 등 굴지의 시장이 인접해 있고 특히 환율로 인해 경쟁력도
좋아지는 가운데 우리의 관광을 집중 육성할 실효성은 더 가시화되고 있다.

바다 건너 일본에서만도 연간 우리 수출액의 4분의 1규모의 관광시장이
우리의 세일즈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관광상품을 다양화하고 경쟁력을 키울때 늘어나는 외래관광객
13명마다 일자리가 1개씩 창출된다는 통계도 있다.

다시 말하면 직원 1백명 규모의 공장을 짓는 고용효과를 외국 관광객의
1천3백명 추가 유치에서 해결할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월드컵으로 축구에 대한 국민의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축구에서 골키퍼부터 스트라이커까지 11명이 함께 힘을 합하여 골을
성공시키듯 관광산업의 육성도 마찬가지이다.

종합서비스 산업이기 때문에 국민 정부 지자체 관광업계 각급 교육기관
택시 등 모든 분야가 함께 힘을 합해야만 이룰수 있는 성질로 축구 경기와
같다.

관광도 2002년 월드컵을 향한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관점에서 순조롭게 IMF의 실업문제를 관광산업을 통해 극복하는 관광산업에
대한 이해와 통찰의 슬기가 있어야 하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