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환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른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따라 급격한 외자유출에 따른 외환수급사정의 악화 등 외부충격을
충분히 흡수하기 위해서는 외환보유액과 외환시장규모를 더 늘려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은 10일 발표한 "외환시장의 안정성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외환시장이 아직 안정궤도에 접어들지 못했다는 근거로 환율의
변동성이 크고 외부충격의 흡수능력이 미흡하다는 점을 꼽았다.

환율변동성의 경우 지난 5월을 고비로 뚜렷이 안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다.

지난해 12월16일 환율변동폭 제한 철폐 이후 크게 확대됐던 환율의 하루
변동폭은 지난 1월중 월평균 77.1원에서 지난 6월중에는 15.7원으로
낮아졌다.

전일대비 변동폭도 60.8원에서 8.7원으로 축소됐다.

환율변동률 외환보유액증가율 내외금리차 변동률 등을 가중평균한 외환시장
안정성지표도 지난 5월부터는 안정범위내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환율변동성이 외환위기 발생이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는
점을 감안할때 외환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외환시장에서 일시적인 외부충격을 흡수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가용외환
보유액이 아직 충분치않은 것도 요인으로 지적됐다.

한은은 그러나 올들어 경상수지 흑자 지속, 국제금융기구의 자금지원 등에
따라 외환수급사정 호전으로 외환시장은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앞으로 엔화 약세 현상의 재현, 아시아지역 경제불안에 따른 외자
유출,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등 외부충격이 발생할 경우 이를 큰 동요없이
흡수할 수 있을 만큼 기반 자체가 튼튼히 다져지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외환시장 안정성 평가결과 ]]

<>환율의 변동성

.금년 1월을 고비로 환율 변동폭이 크게 줄어들었으나 외환위기 발생
이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외환시장 안정성 지수가
최근까지 안정범위를 벗어나 있었음.

<>환율수준의 적정성

.균형환율수준 추정 결과 최근 실제환율은 균형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

<>외환수급 상황

.수급사정이 호전, 그러나 장기 안정적 자본유입이 저조하고 국내
상황에 대한 외국인투자자의 불안감이 아직 해소되지 않음

<>외채의 규모 및 구성

.현재 외채규모 수용가능한 수준이며 단기외채 비중이 크게 낮아져
외채구조의 취약성이 완화

<>외환시장의 외부충격 흡수능력

.외환보유액 수준이나 외환시장 규모는 급격한 외자유출에 따른 사정의
악화를 자체 흡수하기에 미흡

< 자료 : 한국은행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