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메일은 주식을 매집한후 경영문제에 개입하면서 회사측에 주식을
고가에 되파는 행위다.
아팔루사펀드는 10일 보유중인 효성티앤씨 주식 1백39만8천2백주(지분율
17%)를 대우증권 창구를 통해 시초가(주당 1만4천6백50원)에 모두 매도했다.
박영배 효성물산 부회장은 "아팔루사펀드측의 주식매집에 대항해
매수주문을 냈는데 이 펀드가 갑자기 매도주문으로 바꿔 주식을 사게 됐다"
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그러나 이번 거래가 양측이 사전합의에 따라 자전거래로
이뤄졌다고 분석하면서 사실상의 그린메일로 보고 있다.
기업구조조정에 반대하거나 경영권을 장악할 목적으로 그린메일 방식에
의해 보유중인 주식을 팔아치우는 사례는 국내기업간에는 간혹 있어왔으나
외국인 투자가에 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효성그룹은 주식을 사들임으로써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합병계획을
원활히 이룰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
효성그룹은 최근 효성T&C 효성물산 효성생활산업 효성중공업등 4개
계열사를 합병키로 했다고 발표했으나 아팔루사펀드측이 "효성T&C
주주들에게 큰 손실을 입하는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아팔루사펀드는 효성티앤씨주식을 1백93억6천5백만원에 취득하고
2백4억8천4백만원에 팔아 이번 거래에서 5.7%(11억1천8백만원)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차익을 감안하면 수익률은 29%(46억4천5백만원)로 늘어난다.
그러나 이번 거래과정에서 추격매수에 나섰던 일반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입게됐다.
효성T&C 주가는 최근들어 8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나타냈지만 자전거래가 이뤄진후 하한가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이건로 증권거래소 심사부장은 "주가조작 등 거래법상
불공정행위가 없었는지 심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