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작은 판위에서 흑과 백이 싸우는 두뇌게임이다.

치밀하고 계획적인 사고는 물론 너른 시야를 통해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는
취미다.

PC통신 하이텔에도 컴퓨터 바둑(go baduk)서비스가 있는데 통신대국수가
이미 1백만건을 넘는다.

바로 이 하이텔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PC통신에도 사내 바둑동호회인
"기우회"가 활동하고 있다.

지난 93년 설립된 기우회는 고문을 맡고 있는 필자를 비롯, 회원수가
20여명이다.

적은 인원이지만 사내 모임방에 항상 5~6명이 바둑을 둔다.

3개월에 두번 정도 비회원들이 참가할 수 있는 사내 바둑대회를 연다.

이때 바둑판과 바둑도서 등 푸짐한 상품을 줘 직원들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설립후 지금까지 5년동안 여러가지 재미있는 일도 많았다.

그중 한가지 에피소드로 지난 3월의 바둑대회를 들 수 있다.

작년 12월 바둑대회때 비회원에게 줄 상품이 모자라 낭패를 봤다.

그래서 3월엔 20명분을 준비했는데 비회원 참가자는 4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기우회에는 예측불허의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우리모임엔 최하 10급에서 최고 강1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실력의
소유자들이 있다.

앞으로 회원들의 실력을 최소한 1급이상으로 키워 전국대회를 휩쓸어
보겠다는 게 기우회의 목표다.

이를 위해 얼마전 기우회의 숙원이던 자석바둑판을 장만했다.

이 자석판을 이용해 필자가 초급자들에게 바둑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흔히 한판의 바둑을 끝내고 나면 온갖 상념과 갈등이 사라지고, 마음은
태풍이 물러간 하늘처럼 맑아진다고 한다.

IMF시대에 주위를 둘러보면 정리해고와 기업부도 등 악재들이 산적해 있다.

요즘처럼 어두운 시절 한판의 바둑으로 마음을 다스리면 어떨까.

바둑에는 어려움을 어떻게 타개해야하는지 여러가지 사례가 나온다.

그러므로 현실적 난관을 극복하는 혜안도 분명 생기리라고 본다.

박명길 < 한국PC통신 총무팀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