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주재 제2차 무역.투자진흥대책회의에서
결정한 수출지원방안중에는 매우 괄목할만한 것들이 적지않다.

신용장을 받은 기업은 담보가 없더라도 무역금융을 받을 수 있게 수출보험
공사가 보증을 해주기로 한 것도 그중 하나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등을 의식한 각 은행의 보수적인 자금운용
방침에 따라 신용장이 있어도 무역금융을 제때 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한둘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 및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정부발표가 누차
있었지만 경색된 은행분위기 때문에 그것이 실제로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업계관계자들의 불평이 쌓여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돈이 은행에서 나가지 않는 모순을 푸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무역금융 취급순증분에 대한 한은자금지원, 대기업 본지사간 외상수출환어음
(DA)거래에 대한 수출보험 보증 등은 각 은행에 활발한 무역금융취급 동기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역시 의미가 있다.

지난 5월부터 수출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지극히 우려할만한
일이기 때문에 다각적인 해결책이 나와야한다.

금융경색과 함께 수출업계가 우려하는 또하나의 문제는 환율이다.

1달러당 1천2백원대 진입을 눈앞에 둘 정도로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원화
절상이 수출채산성에 적신호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환율이 적정수준에서 안정되지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지배적이다.

달러당 1천4백원대였던 5월말께 원자재를 수입했거나 그때 기준으로 수출
가격을 정했던 업체 등 환차손으로 가뜩이나 여려운 경영이 더욱 힘들어
졌다는 곳이 한둘이 아니다.

엔화가 계속 약세이고 동남아 각국통화들도 비슷한 양상인데 유독 원화만
급격한 강세를 보이는 것은 비정상적인 현상이라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경제가 좋아져서 원화가 강세로 돌아선 것이라고는 볼 수 없는 국면이기
때문에 우려가 더할 수 밖에 없다.

1천5백~1천6백원대가 돼야한다는 주장들이다.

수입수요가 극히 위축돼 있는데다 자산 해외매각 등으로 외환수급상황이
단기적인 공급초과양상을 나타내 비정상적인 원화강세가 빚어지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마디로 환율이 또한차례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국면이라는 지적이다.

지금 원화가 실세이상으로 고평가됐다는 인식이 팽배하면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 증시에서 손을 털려고 나설 것은 당연하고 그렇게되면 금융.외환시장이
요동을 치게될 것 또한 분명하다.

환율과 금리는 두말할 것도 없이 가격이다.

가격의 왜곡은 반드시 문제를 낳는다.

경제가 잘돼 환율과 금리가 낮아지는 국면이라고는 절대로 보기 어려운게
현실이고 보면 그 급격한 하락은 걱정스러울 수 밖에 없다.

장기적인 균형점, 적정선에서 환율과 금리를 안정시킬 대책이 긴요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