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기아자동차 인수 총력전에 나섰다.

지난94년 자동차 사업 신규진출때와 비슷한 결연한 모습이다.

지난 7일 이건희 회장은 박세리가 US오픈에서 우승한 직후 이례적으로
성명서를 냈다.

"메이저 골프대회 2연속 우승이라는 쾌거는 박선수와 삼성인 나아가서
전국민의 기쁨"이라며 특히 "연장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삼성인 특유의
끈기와 저력으로 일궈낸 수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회장의 이 성명서는 박세리의 우승이 그만큼 값진 것이었기에 어쩜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삼성그룹 임직원들은 이를 전혀 다른 각도에서 받아들이고 있다.

이회장이 비유적으로 강력한 기아자동차 인수 의지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삼성인 특유의 끈기와 저력", "강한 투지와 노력", "위기를
벗어나 신화를 창조하는 전통"등 남다른 문구에 주목하고 있다.

그룹구조조정본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그룹내에는 기아자동차를
인수하지 못할경우 그룹경영에 큰 타격을 받을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형성되고 있다"며 "이회장의 성명서는 과거처럼 끈기와 저력을 발휘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한다는 의지표명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