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기업은 지난해 1천원어치 물건을 팔아 17원의
이익을 남긴 반면 순수 국내기업은 5원의 손해를 본것으로 분석됐다.

또 순수 국내기업의 종업원 1명이 창출한 부가가치는 외국인기업 종업원의
80%에 그치는 등 국내기업이 외국인기업에 모든 부문에서 크게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12일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영성과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발표
했다.

한은은 기업경영분석 조사대상기업 2천1백56개 제조업체중 외국인 지분이
50%이상인 1백27개업체를 외국인기업으로, 나머지 2천29개를 내국인 기업
으로 분류했다.

지난해 외국계기업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1.7%를 기록한 반면 내국인기업
은 마이너스 0.5%를 나타냈다.

외국계기업이 1천원어치 물건을 팔아 17원의 이익을 남긴 반면 내국인기업
은 오히려 5원을 까먹은 꼴이다.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인 매출액영업이익률도 외국인기업이
12.5%로 내국인기업(9.3%)보다 훨씬 높았다.

외국계기업은 지난해 매출액의 7.6%를 인건비로 지출한 반면 내국인 기업은
10.3%를 지출했다.

각종 이자로 지급한 돈은 외국계기업이 4.1%, 내국인 기업이 6.9%였다.

한마디로 내국인기업은 외국계기업에 비해 이익은 적게 올리면서도 인건
비등 비용은 많이 지출하는 비효율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 생산액은 외국계기업이 6천7백50만원으로 내국인
기업(5천3백70만원)의 1.3배에 달했다.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 증가율도 외국계기업(9.5%)이 내국인 기업(5.5%)
보다 두배 가까이 높았다.

기업이 사용하는 설비자산이 어느 정도 부가가치를 생산하는지를 알아보는
설비투자효율의 경우도 외국계기업이 64.6%로 내국인 기업의 51.1%보다 훨씬
양호했다.

이런 현상을 반영, 재무구조도 외국계기업이 월등이 양호한 것으로 분석
됐다.

지난해말 현재 외국계 기업의 부채비율은 3백1.4%로 내국인기업(3백90.7%)
에 비해 크게 낮았다.

차입금의존도는 51.2%로 내국인기업(56.1%)보다 역시 낮았다.

외국계기업은 이렇게 높은 생산성과 수익성을 바탕으로 국내 고용창출이나
세수증대면에서 국내경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외국인투자기업은 1천원의 매출액중 <>인건비 76원 <>순금융
비용 28원 <>임차료 5원 <>제세공과 2원 등 1백80원의 부가가치를 국내에서
창출했다.

다만 원자재수입액과 이익 본국송금액만이 해외로 빠져 나갔다.

한편 지난해 외국계기업이 국내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의 6.1%,
부가가치의 5.2%에 달했다.

또 제조업 전체 종업원의 4.2%를 외국인투자기업이 고용하고 있으며 제세
공과금의 4.2%도 외국계 기업이 부담하고 있다.

한은은 이런 결과로 미뤄 외국자본의 국내시장 진출에 대한 막연한 거부
감이나 두려움을 불식하고 경쟁력있는 기술과 효율적인 경영기법을 보유한
외국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