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위기는 비록 최악의 상태는 벗어났지만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29개 주요 공업국들의 경제협의체인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가 12일 밝혔다.

OECD는 매년 세차례 발간하는 "금융시장동향" 최신 보고서에서 아시아 금융
시장이 다소간 안정세로 돌아선 것은 사실이나 주식 채권 통화가 여전히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 경기침체와 엔화 약세가 계속되는 한 아시아 금융시장은
추가적인 절하 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또 아시아의 금융위기가 국영기업의 민영화에도 부정적 효과를
미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작년 전 세계의 민영화 추진규모는 전년도보다 9백84억달러 늘어난
1천5백34억달러에 달했으나 경제한파로 인해 러시아와 브라질 등지에서
민영화를 위한 대형거래가 이미 취소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외국직접투자와 관련해 "더딘 경제성장과 정치적 불안이 투자자의
관심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국제 투자자들이 아시아는 물론 중남미 동구
등 다른 지역의 신흥경제국들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도 신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율의 탄력성 제고와 시장자유화폭 확대, 외국인에 대한 국내기업
경영권의 양도사례 증가 등은 모두 외국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단기적으로 투자는 감소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선진
공업국의 투자자본이 활발히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OECD 보고서는 선진 공업국들도 점차 아시아 금융불안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아시아에 신용을 제공한 OECD 회원국의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최근들어서야 자신들도 위기 속으로 함몰돼가고 있음을 인지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