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일 넘게 후반기 원구성조차 하지 못하고 표류중인 국회.

"식물국회"라는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고군분투하며 입법
준비활동을 벌이는 의원들도 없지 않다.

이들은 여야의 소모성 정쟁에 아랑곳하지 않고 시급한 민생법안을
마련하느라 눈꼬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민회의 김종배(전국구) 의원은 지난 6일 산림보전과 야생동물 보호 등에
필요한 재원(녹색기금)확보 내용을 골자로 한 "산림법 개정안"을 주도적으로
마련해 동료의원 36명과 함께 국회에 발의했다.

이 법안은 숲가꾸기 사업을 통한 고용기회 확대도 꾀하고 있어 요즘같은
대량 실업시대에 아주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회환경포럼 부회장이기도 한 김 의원은 8일에는 관련 공무원과 민간단체
전문가 등을 초청해 "상수원 오염실태와 수질개선 방안"이라는 주제로
공청회를 가졌다.

최근 팔당호 오염으로 상수원 보호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어
각계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한나라당 여성위원장인 권영자(전국구) 의원은 지난 3일 "몰래카메라"로
인한 사생활 침해 사건을 근절시키기 위해 처벌규정을 마련한 "성폭력처벌
관련법"개정안을 동료의원 23명의 동의를 얻어 제출, 여성단체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국민회의 김병태(서울 송파병) 의원은 자비로 입법보조원까지 채용해가며
법안을 마련하는 열성파.

현재는 기부금품모집규제법과 방문판매법 개정안을 준비중이다.

김 의원은 복지부문 등 자신의 소관분야외에 여러 단체들로부터 접수한
민원 관련 법안도 연구.검토하느라 휴일까지 반납하고 있다.

지난 5월 어음법 및 하도급법 개정안을 제출한 자민련 정일영(천안갑)의원은
13~14일에 UR(우루과이라운드)농산물 수입방안 대처와 어업협상 관련차
일본을 방문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이외에 국민회의 박찬주(전남 보성화순) 의원은 수사기관의 밤샘조사를
금지하는 "인권보호특별법" 제정을 추진중에 있다.

이들 의원들의 의욕적인 입법활동은 기록으로도 증명이 되고 있다.

국회 법제예산실 법제1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가장 많은 법안 의뢰를 한
의원은 김병태(6건), 정일영(6건), 김종배(5건), 권영자(3건) 의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