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페즈이래 가장 경이적 출발

루키로서 박세리의 출발은 1978년 낸시 로페즈(41)이래 가장 경이롭다.

당시 21세의 로페즈는 루키연도(프로초년생으로서 풀로 뛴 시즌)에 총 9승을
올렸고 그중 참가대회 5연속우승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신기록이다.

총 48승의 로페즈는 바로 여자골프의 잭 니클로스이다.

이제 메이저2승에 미LPGA 54년 역사의 각종 신기록까지 수립한 박은 가장
짧은 시간에 명실상부한 세계적 톱프로가 되며 로페즈의 출발을 답습하고
있다.

그러나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는 정상고수가 몇배는 어려운 법.

그녀의 고난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할수 있다.

가장 좋은 비교대상은 타이거 우즈이다.

우즈가 지난해 매스터즈에서 우승했을때 전세계는 열광했고 모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15개월이 지난 지금 타이거는 받았던 스포트라이트만큼의
이름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주목의 대가는 나중에 치른다

골프는 사실 언제나 우승할수 없고 언제나 잘 칠수 없다.

그러나 정상의 선수는 그 정상만큼의 골프가 조금이라도 허물어지면 막바로
"끌어 내리기"의 대상이 된다.

평범한 선수의 눈으로 보면 부진한 것이 아닌데도 부진한 골프가 되고
골프이외에 약간의 실수만 있어도 비난 받는다.

96년 루키로서 4승을 올리며 상금왕이 됐던 캐리 웹(호주)도 그점을
경고하고 있다.

그녀는 3라운드후 박에 대해 "주목을 받는다는 것이 당장 타격을 주지는
않을테지만 주목은 계속 증가할 것이고 그 대가는 나중에 치르는 법"이라고
충고했다.

잘하면 잘할수록 기대치는 눈덩이같이 불어난다.

박은 그 커지기만 하는 기대치와 그녀 자신의 골프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는
숙제를 영구히 안게 됐다.

그것은 스타의 숙명.

그녀의 진정한 시련은 이제부터이다.

<>20년만의 타이틀 독식 가능성

이번 제이미파크로거클래식우승으로 박은 LPGA투어의 모든 핵심적 부문에서
선두에 나섰다.

상금랭킹, 올해의 선수, 올해의 신인, 다승부문(박세리 3승, 2승은
총 4명)에서 1위에 올라섰고 평균스코어부문에선 10위권이다.

이제까지 루키가 이상 타이틀을 모두 휩쓴 경우는 낸시 로페즈가 유일하다.

박으로서는 평균스코어부문만을 빼 놓고는 모두 가능성이 있지만 그
20년만의 가능성자체가 이제는 박을 압박할지 모른다.

단 신인왕 타이틀은 확실하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