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상장기업의 실권주나 사모 전환사채(CB)를 인수한 기업들이 약 7천
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평가손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중 78개사가 증자를 실시했지만 구주
주와 우리사주의 실권률이 48.14% 및 78.79%에 달했다.

이같은 실권률로 증자를 실시한 78개 상장사(8조4천7백71억원)중 37개사가
1조7백97억원어치의 실권주를 계열사(4천7백59억원)와 비계열사(5천7백55억
원) 등 제3자에게 떠안겼다.

그러나 13일 현재 주가기준으로 제3자에게 배정한 실권주 평가액은 6천4백
51억원으로 4천3백46억원의 평가손을 내고 있다.

사모CB를 인수한 40개 기업들의 경우도 3천6백55억원을 납입했지만 평가액은
1천41억원에 그쳐 2천6백14억원의 평가손을 입고 있다.

실권주와 사모CB의 평가손을 합하면 모두 6천9백60억원에 달한다.

특히 대한종금의 실권주 3백50억원어치를 인수한 신동방의 경우 평가손이
2백38억원에 달한다.

고합과 OB맥주도 대한종금의 실권주를 각각 1백억원씩 배정받아 68억원의
평가손을 입고 있다.

나라종금의 실권주를 인수한 한화에너지와 상업은행도 79억원과 71억원의
평가손을 내고 있다.

이밖에 대상은 금호종금 실권주를 인수해 79억원, 아남반도체는 경수종금
실권주인수에서 56억원의 평가손을 기록하고 있다.

거래소관계자는 "실권주 3자배정을 한 곳과 사모CB를 발행한 곳이 대부분
부실금융기관인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회생을 위해 계열사 및 비계열사와
해당 주주들이 희생된 셈"이라고 밝혔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