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14일 오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아시아 경제위기와
한국경제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이 세미나에선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주요국의 환율동향과 경제전망이
발표됐다.

참석자들은 우리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여건이 99년 이후에나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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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금융부실 현황 ]

아다치 시게루 < 사쿠라은행 조사부장 >

지난해 일본경제는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소비세율 인상(97년4월) 대형
금융기관의 파산(11월)에 따른 고용불안 등으로 내수가 부진(-2.2%)하면서
전후 최악인 마이너스 0.7%의 성장률을 보였다.

일본의 주가가 폭락하고 엔저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경기침체의
결과이다.

지난해 12월 2조엔에 달하는 특별감세 조치와 올 4월 16조엔에 달하는
종합경제대책 등 일본 정부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중 경기가
본격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투자의 경우 그 자체로 국내총생산(GDP)에 플러스 요인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경제환경이 악화될 대로 악화돼 얼어붙은 기업의 설비투자 마인드를
풀 수는 없을 것이다.

소득세 감세조치도 고용환경이 악화된 상태에서 소비심리 위축으로 승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태다.

일본경제의 자율회복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수요 측면을 강화하기 위한
<>세제개혁 <>규제완화 <>금융시스템 안정화 대책을 조기에 실시할 필요가
있다.

엔.달러 환율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일본의 성장률및 금리차 <>아시아
경제위기 지속 <>일본 금융시스템 불안 등으로 엔 약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성장률 하락과 일본의 경상흑자 지속으로 급격한 엔화
약세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1달러당 1백40엔 정도가 적정환율로 생각되며 올해는 전반적으로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원동향과 한국경제 ]

온기운 <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 >

한국의 GDP 성장률은 올해 최종소비 지출의 감소(-7.4%)와 설비투자부진
(-4.7%) 등으로 마이너스 3.4%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99년에는 소비및 투자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2.4%로 반전될 것으로 예상
된다.

대외거래 측면에서는 올해 수출은 1천3백69억달러로 작년보다 0.5%의
저조한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수입은 9백79억달러로 지난해보다 마이너스 32.3%로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는 4백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99년에는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입이 11% 늘어나는
반면 수출은 3.8% 증가에 그쳐 흑자폭이 3백2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리는 환율하락 회사채 발행물량 감소 등으로 올 하반기들어 14%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99년에도 이어질 것이란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올 상반기 중 1달러당 평균 1천5백4원에 이르렀던 환율은 하반기에는
경상수지 흑자 지속에 힘입어 평균 1천2백60원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으로는 평균 1천3백80원 정도를 기록할 것이다.

내년에는 평균 1천2백20원으로 올해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원/엔 환율은 올 상반기중 평균 1천1백39원선에서
하반기에는 8백98원선으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도 일본 경제 부진으로 엔화약세가 지속되면서 평균 8백40원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의 경우 올해 6.6%에 이어 내년에도 6.2%로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IMF 구조조정에 따른 우리 국민의 고통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 동남아/중국 경제동향 ]

제임스 루니 < 쌍용템플턴 사장 >

한국은 70년대 고정환율제를 취하고 있었다.

이때 평가절하가 이루어졌어야 했다.

이후 평가절하가 이뤄졌지만 실제로는 90년대 들어 그 평가절하도 반전됐다.

한때 한국의 무역흑자는 GDP의 8%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환율 고평가로 인해 경쟁력을 계속 상실했고 일시적 반도체 붐이후
경쟁력 상실이 더욱 심화됐다.

이 기간 중 한국은 선진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떨어지자 대신 동남아로
수출선을 바꿨다.

한국은 세계 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승부를 걸었어야 했다.

아시아 여러나라들의 환율이 모두 하락한다고 해도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
절하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우선 중국은 한국이나 일본과는 직접 경쟁하는 품목이 많지 않다.

한국의 원화가 평가절하된다고 해서 중국이 따라서 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중국은 체제전환국이어서 환율을 건드리지지 않고도 생산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적지 않다.

내부적인 개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이 국제적인 약속을 어기면서까지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원-엔화 환율은 그동안 안정돼왔다.

엔화가 1달러당 1백60엔이 된다고 하더라도 원화환율이 1천4백원 이상, 즉
원화와 엔화가 8대 1 이상만 되면 한국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엔저가 일본 경제회복에 도움이 될 경우 한국에도 장기적으로 이익을
줄 것이다.

원화는 구매력평가 기준(PPP)으로 볼때 여전히 고평가돼있다.

홍콩 선물시장에서는 1년뒤의 원화 환율을 1달러당 1천6백원, 그 이후에는
1천8백원선으로 예상하고 있다.

< 정리=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