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7개월여만에 달러당 1천2백원대로 상승했다

이는 무역업계가 적정한 수준으로 꼽고 있는 달러당 1천3백80원보다 1백원
가량 비싼 것으로 수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날 종가(달러당 1천3백12원)보다 7원
높은 1천3백5원에 거래가 시작된 후 장중한때 1천2백86원까지 상승했다.

결국 전날종가보다 24원 오른 달러당 1천2백88원에 장을 마감했다.

원화가치가 달러당 1천2백원대로 상승한 것은 지난해 12월5일(1천2백30원)
이후 7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외환딜러들은 기업들의 자산 해외매각대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데다
수출감소로 달러화수요가 줄어 이처럼 원화가치가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설명
했다.

이들은 당분간 달러화 공급이 많고 정부도 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원화가치는 더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화가치의 상승세와는 달리 일본엔화 등 동남아시아 통화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도쿄시장에서 일본엔화는 전달 달러당 1백42.42엔에서 이날 1백41.36엔으로
소폭 절상됐지만 지난주의 1백30엔대보다 절하된 1백40엔대를 유지했다.

원화가치는 올들어 30%가량 절상된 반면 엔화가치는 7%가량 절하됐다.

실제 무역협회가 75개 무역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업체들은 수출경쟁력을 유지할수 있는 적정환율로 달러당 1천3백80원을
꼽았다.

지난 2월 조사때(1천2백51원)에 비해 달러당 1백29원이 높아졌다.

그동안 엔화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선 원화가치도 그만큼 하락해야 한다는게 업계의 주장이다.

품목별로는 자동차가 1천5백30원이 돼야 경쟁력을 유지할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석유화학(1천3백70원) <>철강(1천3백95원) <>선박과 일반기계
(1천3백60원) <>섬유제품(1천3백80원) 등 주력품목 대부분이 원화가치가 더
하락해야 채산성을 맞출수 있다고 답했다.

반도체만이 1천1백50원이 돼도 경쟁력을 유지할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해외시장에서 수출주력품목의
한일간 가격경쟁이 벌어져 수출이 타격을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주)대우의 관계자는 "정부가 외환시장에 적절히 개입, 원화가치의 과도한
상승을 억제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