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통업체 월마트의 국내상륙은 다른 외국업체의 국내 진출과는 사뭇
다르다.

국내유통시장에 적지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지난해 매출액 1천1백79억달러(약 1백65조원), 순이익 35억달러
(약 5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유통업체로 7개국 6백7개의 해외점포를
포함해 모두 3천4백여개의 체인점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최대장점으로 꼽히고 있는 "언제 어느 매장에서든 세계에서 가장
값싸게 판다"는 월마트의 "상시 저가전략"은 국내소비자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월마트는 막강한 자금력과 신속 정확한 정보수집력, 탁월한 경영노하우
등이 세계 어느회사보다 탁월하다고 한다.

전용 통신위성을 통해 전세계시장을 손바닥 들여다 보듯하면서 거기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값싼 제품을 구입하고 판매활동을 벌인다는 사실
하나만 보아도 능히 짐작할만하다.

가뜩이나 IMF한파로 극심한 매출부진과 자금난으로 기진맥진해 있는 국내
유통업체에게는 힘겨운 경쟁상대가 아닐 수 없다.

월마트는 우선 우리나라와 네덜란드의 합작 유통회사인 한국마크로의
4개점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발을 내디뎠지만 빠른 시일내에 점포를
10여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E마트, 킴스클럽 등 기존의 할인점 업체들이 있는데다 한국적 소비
행태 등을 감안할 때 기존시장이 하루아침에 넘어가지는 않겠지만 시장잠식은
시간문제라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더구나 월마트가 본격영업에 들어가 세계곳곳에서 가장 값싼 제품을 찾아내
한국시장을 파고들 경우 특히 생필품을 주로 공급하는 중소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우려가 크다.

그렇다고해서 달리 국내업체를 보호할 방법은 없다.

설령 방법이 있다하더라도 그에 따른 실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월마트의 진출로 값싼 제품을 다양하게 공급해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이득이 되고 국가경제운영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국내기업들도 세계시장을 상대로 제품을 판매하고, 다국적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기지못하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면 답은
하나밖에 없다.

스스로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

그들의 경영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오히려
강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우리 상품이 월마트의 세계적 판매망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수 있는 이점도 생각할 수 있다.

때문에 국내업계는 불안과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어보자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물론 고금리 등 전반적인 기업환경이 기본적으로 열악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기업 스스로의 노력에도 한계는 있을 것이다.

그런점에서 유통업에 대한 각종 차별적 규제를 풀고 낮은 금리의 자금
조달이 가능토록하는 등 유통업계의 경영환경을 개선해주는 일은 정부가
맡아줘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