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의 참의원 선거 참패와 하시모토 총리의 사임발표로 일본의
정치공백 현상이 이어지고있는 가운데 미정부와 업계가 일본에 대한
구조개혁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새로 출범할 정부가 경기 대책을 조속히 실시하도록 미리부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셈이다.

미.일 재계는 14일 도쿄에서 열린 제35회 재계회의에서 일본 정부에
대해 경제구조 개혁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미국 재계는 특히 "일본은 근본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은행시스템의 안정성을 회복하고 내수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대책을 하루빨리 실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회의에 참석한 루센트테크놀러지사의 샥트 고문은 "이제 계획이나
전망을 내놓는 단계는 끝났다.

일본은 과감한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일본이 내수확대를
위해 노력한다면 미국은 일정 범위안에서 무역적자를 용인할 수 있을것"
이라고 지적했다.

공동의장을 맡았던 마이클 죠던 CBS회장은"이번 회의의 목적은 일본이
직면한 문제의 긴급성을 쌍방이 재인식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린스펀 미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도 이날 도쿄에서 마쓰나가
대장상에게 불량채권을 신속히 처리하도록 요구했다.

그린스펀의장은 미국의 저축대부조합(S&L)과 상업은행 파산 처리 대책을
설명한 다음 일본 금융기관의 경우 담보 부동산의 신속한 매각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도쿄에서 열린 국제결재은행(BIS)월례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었다.

한편 뉴욕타임즈는 일본의 차기정부와 관련 "하시모토 총리는 경제대책의
실기로 국민과 세계로부터 분노를 쌌으나 후임자는 더 부적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가장 유력한 후보인 오부치 외무장관을 "결단력 없는 정치가"로,
미야자와 전총리를 "기억할 만한 게 없는 구시대 인물"로, 가지야마
전관방장관을 "정치거래에서 때묻은 인물"로, 고노 전자민당총재를
"능력보다는 주변에 의존하는 스타일"로 하나같이 평가절하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