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가치회생작업)에 협조융자가 변수로 등장했다.

한일은행등 고합그룹 채권금융기관은 첫번째 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된
고합그룹 4개계열사에 대해 협조융자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고합건은 앞으로 줄줄이 탄생할 워크아웃 기업처리의 선례가 된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호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제일은행도 16일 오후3시 은행회관에서 열릴
제1차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서 신용장개설 지원을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어서
이같은 형태의 자금지원은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 협조융자 내용 =고합그룹 계열사별 지원내역을 보면 (주)고합의 경우
부족자금 4백50억원 유전스(기한부 신용장)한도 4천4백만달러, 고합물산은
50억원, 고려석유화학은 부족자금 3백50억원, 유전스한도 1천만달러,
고려종합화학은 부족자금 4백10억원, 유전스한도 5천8백만달러 등이다.

원.달러 환율을 1천3백원으로 잡았을 때 2천6백56억원의 자금이 나가는
것이다.

원화자금은 7월중에, 유전스한도는 7~8월에 나눠 지원된다.

한일은행은 "채권행사 유예기간중 원자재 조달을 위한 신용장 개설과
필요한 긴급자금을 지원하는게 필요하다"고 회의에서 밝혔다.

지원방법의 경우 금융기관별 분담한도내에서 회전 운용하고 유전스 신용장
은 6개월, 로컬 신용장은 3개월을 기준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 금융계의 엇갈린 반응 =고합 협조융자에 대해 금융계는 찬반양론으로
맞서고 있다.

찬성하는 쪽은 워크아웃의 목적이 기업가치회생에 있기 때문에 협조융자가
필요하다고 주장을 펴고 있다.

실제 기업구조조정협약도 총칙에서 워크아웃을 "신규자금지원 등을 통해
해당기업의 재무구조를 건실화하는 절차"로 규정하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도 "고합에 대한 협조융자 결정은 잘된 일"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워크아웃을 하려면 기업실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실사전에 자금부터 지원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또 자금난을 겪는 기업이 워크아웃을 협조융자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