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보람은행이 빠르면 다음주중 합병업무를 다룰 가칭 "추진사무국"을
출범시키는 등 두 은행 합병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두 은행은 최근 협상에서 양측 임원과 실무자들이 참여하는 합병추진위원회
및 사무국을 설치, 합병후 조직 및 인원정비, 점포재배치, 자산실사 등의
업무를 처리키로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합병은행 이름도 여기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출범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공식발표 직후가 유력하다.

한 관계자는 "합병작업을 마무리하는데 1년정도가 걸리므로 사무국도 그
정도기간동안 존속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제금융공사(IFC) 등 주주나 회계법인 법무법인관계자들
도 합병추진위원회나 사무국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감독위원회는 두 은행의 합병을 금융구조조정의 모델케이스로
보고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이 금감위의 충청은행 인수요청을 거부하다가 결국 수용한 것도
보람은행과 합병시 필요한 지원을 약속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감위는 정부지원대상으로 퇴출은행을 인수한 은행, 경영정상화계획을
승인받은 은행, 다른 은행을 인수한 은행 등 세 경우에 대해 가급적 지원을
해준다는 방침이다.

하나 보람은행의 합병은 세번째 범주에 해당된다.

그러나 금감위는 직접적인 지원약속을 삼가고 있다.

우량은행에는 대폭적인 자율을 준다는 원칙이 있는 만큼 굳이 정부가
출자해 입김을 행사할 빌미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금감위는 합병시 우량은행이 더 잘되는 "큰 그림"을 보여줌으로써 합병
의욕을 북돋는데 더 주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금감위가 이처럼 두 은행의 합병을 후원하는 것은 다른 시중은행들이
자극받아 자발적 합병대열에 속속 가세하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