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업체들이 독자 브랜드 수출에 나서면서 "상표 문제"라는 복병을 만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좋은 이름을 버리고 외국에서는 엉뚱한 "명찰"을
달고 나가는 것이다.

해당지역에 같거나 유사한 제품명이 이미 등록돼 있기 때문이다.

대우통신은 노트북 "솔로"를 미국에서 "CN 550"이란 이름으로 팔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노트북"센스"의 이름을 일본에서는 "센스 프로"로
바꿨다.

삼성전자는 수출을 준비중인 팜PC의 새 이름을 찾는 중이다.

대우통신은 이달부터 미국에 수출하는 노트북 2종에 고유브랜드"솔로"가
아닌 "CN550,530"이란 이름을 붙였다.

미국 PC업체 게이트웨이가 95년부터 미국에서 "솔로"라는 이름으로
노트북을 판매중이기 때문이다.

대우통신은 지금 미국에 수출중인 노트북은 공군.해군등에 공급되기
때문에 아직 별도의 브랜드에 대한 필요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 일반시장용 제품을 수출할때를 대비, "환타지아" "글로리아"
등을 붙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일본에 수출중인 노트북"센스(Sense)"를
"센스 프로"로 고쳤다.

수출에 앞서 상표현화을 조사해 보니 "센스"라는 제품명이 등록돼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팜PC의 새 이름을 찾고 있다.

삼성은 원래 이제품 이름을 "센스 팜"으로 정하고 지난3월 세빗전시회에
선보였다.

그러나 미국 팜컴퓨팅사 때문에 그대로 쓸수 없게 됐다.

팜컴퓨팅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럽에서 팜PC기능을 지원하는
운영체제(OS)를 광고하자 "팜(Palm)은 고유상표에 해당한다"며 제소했다.

상섬은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나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차라리 처음부터 새 이름을 만들어 수출키로 했다고 이 회사
수출상표권 담당자는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국내에서 제 이름을 찾지 못하는 외국제품들도 있다.

한국후지쯔는 95년초 워드프로세서용 소프트웨어(SW) "오아시스"
국내도입을 위해 한글화작업을 마쳤다.

그러나 국내에 같은 이름의 전기밥솥이 등록돼있어 이 프로그램 도입
자체를 포기했다.

제품 이름 하나를 짓더라도 외국에서 사용중인 상표까지 미리 확인해야
하는 글로벌 경제시대의 한 단면인 셈이다.

< 조정애 기자 jch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