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의 자금중개 기능이 이달들어 대폭 위축, 신용경색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16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하루 14조원대에 이르던 콜
시장의 거래규모가 이달들어선 11조원대로 20%이상 축소됐다.

외환시장의 하루평균 거래규모도 지난달까지는 10억~15억달러 수준을 유지
했으나 이달들어서는 최저 5억달러대에서 최고 8억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또 채권시장에서도 회사채 시장은 5대 그룹 이외에는 은행 등의 보증을
받지 못해 거의 발행이 불가능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한은 및 시장 관계자들은 5개 은행의 정리로 이 은행들이 콜시장에서 퇴출
된데다 일부 자금사정이 어려운 중소 종합금융사들도 사실상 시장에서 배제
되고 있어 거래규모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의 경우도 환율이 지나치게 하락하면서 정부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
으로 딜러들이 기업들의 실수요 충족을 위한 거래 이외의 투기적 거래에는
나서지 않고 있어 거래액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고 이들은 말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기업들의 부도사태와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충족 노력 등으로 빚어졌던 신용경색이 금융기관간의
유동성 흐름에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정부당국이 구조조정 속도를 늦출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이같은 상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