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원화가치가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가 환차익도 챙기고 주식 시세차익도 챙기
려던 외국인의 생각이 시세차익만이라도 챙기려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아시아 통화위기론이 소멸될 조짐을 보이고 원화가 더이상 평가절하될 가능
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되자 한국주식을 과감히 사들이려는 외국인이 속속 등
장하고 있다.

16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3백42억원어치를 팔고 724억원어치를 사들여
38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순매수 기준으로 지난 15일보다 233억이 늘어났으며 절대 매수규모로는 지난
5월25일 이후 최대 규모다.

이로써 이달중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911억원으로 늘어났다.

아시아 금융위기론에 대한 우려도 3월부터 6월까지 줄곧 매도우위를 보이던
것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외국인이 사들이는 종목도 핵심우량주 실적호전주 중소형우량주로 압축되고
있어 한국경제와 구조조정에 대한 시각이 비관론에서 긍정론으로 바뀌고 있
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들어 삼성전자(3백34억원어치) 현대엘리베이터(1백94억원)
삼성전관(1백51억원) LG정보통신(67억원) 한전(45억원)등 집중 매수했다.

또 대우중공업(44억원) 삼성중공업(36억원) LG전자(35억원) 현대종합상사
(33억원)등도 순매수 상위종목에 올랐다.

메디슨(38억원) 영원무역(10억원) 농심(10억원) 새한정기(10억원)등 실적호
전주 및 중소형 우량주에도 매기가 몰리고 있다.

외국인의 이같은 태도변화에 대해 이남우 삼성증권이사는 "외국인이 5, 6월
에 주식매입을 꺼린 것은 원화값이 다시 떨어져 환차손을 입을 우려 때문이
었으나 연말까지 외환보유고가 5백억달러를 웃돌아 환율이 1천5백원대 이상
치솟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자 환차익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있다"고 말했
다.

한국주식을 사들이는 외국인도 특정자금이 아니라 미국 유럽 홍콩계 등으로
다양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 외국계증권사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는 장기자금을 운용하는 미국계
자금의 선호종목이었으나 최근에는 단기자금이 유럽계도 30만주를 매수했다"
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7일자 ).